병무청 ‘1회에 6개월 이내’로
연예계 “K-팝 확산 악영향”

병무청이 국외여행 허가제도가 연예인과 운동선수 등의 병역의무 이행 연기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에 따라 만 25세 이상 병역 미필자의 국외여행 허가 규정을 8월부터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연예계는 국외여행 규제 조치가 강화될 경우 한류스타들의 해외 활동이 위축돼 K-팝 열풍의 해외 확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병무청 관계자는 8일 “지금까지 만 25∼27세의 병역 미필자에 대해 1회에 1년 이내로 횟수에 제한 없이 국외여행을 허가했으나, 오는 8월부터 ‘병역의무자 국외여행 업무처리 규정 개정’ 시행에 따라 1회에 6개월 이내로 5회까지 허가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열흘 이내 국외 활동을 이유로 1년 국외여행 허가를 받는다면 이는 국외여행 허가제도를 입영 연기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며 “이를 고려해 1회 국외여행 허가 기간을 6개월로 제한했다”고 덧붙였다. 병무청은 또한 만 28세 이상 병역 미필자가 △대학원 진학 △형제 동시 현역병 복무 △민간자격증 시험 응시 △지역과 기관의 홍보대사 활동 등을 이유로 입영 연기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만 28세 이상인 연예인 등이 대학원 진학이나 기관 홍보대사 임명 등을 이유로 입영을 연기하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이와 관련 한국음악콘텐츠협회는 한류스타의 해외 활동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연예계 한 관계자는 “기존에는 병무청이 만 25∼27세에게 1년 단위로 국외여행을 승인해줘서 비교적 자유로웠는데 이제 6개월 이내 단위로 최장 2년까지만 해준다고 한다”며 “K-팝을 세계에 알리는 한류 스타의 경우 제한이 많아져 한류 열풍 확산에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국외여행 허가기준 강화 조치는 지난해부터 시행에 들어간 ‘병적 별도관리 제도’를 보강한 후속 조치다. 현재 병무청이 특별관리하는 병적 별도관리 대상자는 연예인, 체육선수, 고위 공직자 및 고소득자 자녀 등 3만4000여 명이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