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유해성분 분석 결과 7일 오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김장열 소비자위해예방 국장이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분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깐깐한 加보건부 방식 적용땐
ISO法보다 유해성분 6.2배 ↑

필립모리스 “수소차 vs 디젤차
배출물 단순비교하면 말 되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7일 궐련형 전자담배도 일반담배 못지않게 인체에 해롭다는 분석 결과를 담배 출시 이후 처음 발표하면서 궐련형 전자담배 규제 강화에 속도가 붙게 됐다. 이미 보건복지부는 ‘궐련형 전자담배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오는 12월부터 혐오감을 주는 경고 그림을 넣겠다고 발표했다. 흡연단체와 궐련형 전자담배 제조업체들이 “식약처의 분석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경고그림부터 부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맞섰고 이번 결과 발표에도 반발하고 나서는 등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캐나다 보건부 방식 채택 시 유해성분 6.2배 더 검출 =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해서는 아직 국제적으로 공인된 분석법이 없어 일반담배의 국제 공인분석법인 국제표준화기구(ISO)법과 캐나다 보건부(HC·Health Canada)법을 궐련형 전자담배에 맞게 적용해 각각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흡입 부피·흡입 빈도 등이 강화된 HC법을 적용하면 유해성분 평균 함유량이 ISO법보다 1.4∼6.2배 더 높게 나타났다. 궐련형 전자담배를 더 많이, 더 자주 사용하면 유해 성분에 더 크게 노출된다는 의미다. 김장열 식약처 소비자위해예방국장은 “세계보건기구(WHO) 등 외국 연구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는 없다”며 “이번 분석 결과를 담배 제품관리 및 금연정책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90% 이상 덜 해롭다”, 필립모리스 반발 = 아이코스 제작사인 필립모리스는 식약처 조사가 잘못됐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연소가 아닌 가열 방식으로 연기가 발생하지 않는 아이코스에 대해 연기 내 타르를 측정한다는 것은 적용 불가능한 개념”이라며 “수소차와 디젤차의 배출물을 단순 비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를 출시하면서 찌는 방식으로 발생하는 증기에는 유해물질이 적게 들어 있어 일반 담배와 비교해 90% 이상 덜 해롭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서홍관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은 “궐련형 전자담배 업체가 자기 돈으로 가장 유리한 연구 결과를 얻어 홍보에 이용한 것”이라며 “흡연자들이 더는 담배회사의 상술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KT&G 관계자는 “일부 항목에서 일반담배보다 검출 수치가 낮게 나오긴 했지만, 궐련형 전자담배 또한 일반담배 범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게 회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덜 유해’ vs ‘더 유해’ 여전한 갑론을박 = 현존하는 의학 학술지 중 가장 오래된 영국의 ‘더 비엠제이(The BMJ)’는 최근 발표에서 “전자담배는 본래 흡연자의 금연을 돕기 위해 개발됐다”며 “기술 발전으로 기기 성능이 좋아져 니코틴을 효과적으로 전달해 금연을 돕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1월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국립보건의료과학원은 궐련형 전자담배 연기 속 유해물질 중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일산화탄소(CO)’는 일반담배보다 98.6% 적게 검출됐고, 국제암연구소가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한 4종도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약 9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스위스 베른대 연구팀은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담배 대비 아세나프텐이 295%가량 검출되는 등 다양한 발암·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해완·이용권·임대환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