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법조사처 심의관
청년 일자리정책 꼬집어

중립적으로 입법사항을 조사·연구하는 국회입법조사처가 재정확대를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 정책의 한계와 우려를 나타낸 보고서를 내놓아 눈길을 끈다. 이 보고서는 정부 주도의 일자리 창출보다는 노동시장 경직성 등을 해소하는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준 국회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심의관은 7일 한국산업단지공단이 발간하는 ‘산업입지 제67호’에 ‘청년 일자리 창출 정책의 방향과 과제’라는 보고서를 게재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제고하는 유연 안정화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모든 대책이 대증요법에 머물 수밖에 없고,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일자리 충격에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는 대증요법 못지않게 구조개혁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심의관은 올해 3월 정부가 청년층에 초점을 맞춰 구체화한 청년 일자리 대책과 관련해 청년 고용의 현황과 문제점, 문제의 원인, 현 정부 정책 동향, 해외 청년 고용 정책 사례를 제시한 뒤 시행 중인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벨기에의 로제타플랜의 예에서 보듯이 청년의무고용제도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정책”이라며 “공공기관의 청년의무고용률을 5%로 올린다고 해도 증가하는 청년 일자리 수가 미미할 뿐 아니라, 그 혜택이 청년구직자 가운데 최상층에 집중되고, 그 결과 민간 대기업 등과의 관계에서 노동시장 왜곡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청년들의 중소기업 기피 문제와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 등을 목적으로 시행 중인 청년내일채움공제나 청년을 신규 채용하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금 제도는 그 효과를 엄밀히 평가하면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고용의 가장 큰 구조적 문제는 기업규모, 노조 유무, 고용형태 등에 따라 임금 격차가 매우 크다는 점과 대기업 정규직 부분의 노동시장 경직성이 매우 크다는 점에 있다”면서 “일자리는 활력 있고 성장하는 산업이 창출하는 것이고, 각종 규제나 제도적 장벽을 개선하는 것이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