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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진숙 서울교대 국교과 교수
“공교육 안에서 교육 지원해야”

“아버지의 언어인 한국어와 어머니의 모국어를 함께 사용하는 것은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건강한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중요하고, 국가적으로도 가치 있는 자산이자 경쟁력입니다.”

원진숙(사진)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4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다문화 가정 자녀에 대한 이중 언어 교육이 확대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원 교수는 “이들 자녀가 겪는 학력·정체성 문제 등을 해소해줄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공교육 안에서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학령인구는 연평균 20만 명씩 감소하고 있지만, 다문화 사회로 급격히 전환되며 다문화 학생은 해마다 20% 이상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 교수는 지난 1일 아시아발전재단 주최로 열린 ‘다문화사회 한국과 이중언어’ 토론회에서도 같은 의견을 개진했다.

원 교수가 소개하는 이중 언어 교육의 실제 사례는 2009년부터 서울시 교육청과 서울교대 다문화교육연구원이 함께 진행한 이중 언어 강사 양성·배치 사업이다. 한국어와 모국어 모두 유창하게 구사하는 대졸 이상 학력의 결혼 이주 여성을 강사로 양성해 일선 학교에 배치했다. 다문화 가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언어 교육과 중도입국 청소년들의 초기 적응·교육 상담·통역 지원 등을 담당하고, 가정과 학교 간 매개자 역할을 하기도 한다. 원 교수는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도 다문화 인식 수업을 진행해 학교 전체의 다문화 감수성이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슬럼가의 기피 학교에서 이중 언어 강사 배치 후 ‘전학 가고 싶은 학교’로 변모한 서울의 한 초등학교가 대표적이라고 원 교수는 소개했다.

원 교수는 다만, “이중 언어 강사 양성·배치 사업이 교육 당국의 단기적이고 성과 지향적인 태도 때문에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교육부에서는 소수의 다문화 학생들을 위해 강사를 배치하는 것이 비경제적이라고 판단하는 듯하다”며 “낮은 보수와 신분의 불안정함, 고용 문제 등으로 유능한 이중 언어 강사들이 학교를 떠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