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09억달러… 13% 늘어
“車·가전 해외생산 비중 높아
국내로 유인하는 정책 시급”

5월 국내 수출이 4월 마이너스 성장을 극복하고 다시 두 자릿수 증가했다. 또 사상 최초로 3개월 연속 수출 500억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1∼5월 누적 수출액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반도체 쏠림 등 특정 품목 의존도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수출 포트폴리오 변화를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다른 주력 품목들의 국내 생산을 높일 여건을 만드는 데 정부가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수출입동향(잠정치)’에 따르면 5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한 509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5위 수출 실적 기록으로, 사상 최초로 3개월 연속 수출이 5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1∼5월 누적 수출도 전년 대비 8.2% 증가한 2464억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에 해당한다고 산업부는 밝혔다. 일평균 수출금액도 23억7000만 달러(10.8%)로 전월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컴퓨터, 일반기계, 석유화학, 석유제품, 자동차, 차 부품, 무선통신기기, 섬유 등 13대 주력품목 중 9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108억5000만 달러, 44.5%)는 지난 3월(108억 달러)에 이어 100억 달러를 재돌파해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했다.

수출 실적은 양호하지만, 여전히 특정 품목 쏠림 현상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반도체에 쏠린 수출 실적을 분산하기 위해서는 주력 품목의 국내 생산 비중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주력 수출 품목 중 가전,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은 해외 생산 비중이 높다. 산업 전·후방 효과가 큰 자동차의 경우 대표 업체인 현대기아차 그룹의 해외 생산 비중(국내 대비)이 지난해 기준 56%에 달한다.

삼성전자 가전은 95% 이상을 해외에서 생산하며, 휴대전화도 국내 생산 비중은 5% 미만에 불과하다. 정부가 기업의 ‘리쇼어링’(Reshoring·해외 진출 기업이 다시 본국으로 돌아오는 것) 추진을 말이 아닌 정책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수출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불가능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력 수출 품목 기업들의 국내 생산 비중을 높여 고용 창출에 기여하도록 정부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민·방승배·권도경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