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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질 중시하는 소비자 느는데
TV 얇아져 내장 스피커 제한
스마트 기기와 연결도 많아져

LG, 英오디오 기업과 손잡아
삼성, 하만 인수후 제품 보강
명품업체 뱅앤올룹슨 공세도

가전 시장에서 ‘소리 전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최근 TV와 스마트폰 등 홈 엔터테인먼트에서 화질 못지 않게 음질을 중시하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소리가 제품 구매를 결정하는 요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LG전자는 31일 포터블 스피커 제품군에 새로운 브랜드명인 ‘LG 엑스붐 고’(왼쪽 사진)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는 LG전자의 독자적인 오디오 기술에 영국 오디오 전문기업 메리디안의 고도화된 튜닝 기술을 접목한 브랜드다. LG전자는 이날 LG 엑스붐 고 PK 시리즈 3종도 새롭게 선보였다. 앞서 LG전자는 미국 기업 돌비와 손잡고 올해 TV 신제품에 첨단 입체음향 기술 ‘돌비 애트모스’를 적용했다. 지난해부터는 돌비, 메리디안과 각각 협업해 사운드바 5종을 출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도 하만을 인수한 후 프리미엄 제품군을 보강했다. 지난해 8월부터 하만의 오디오브랜드 하만카돈, AKG, JBL의 40개 제품을 국내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JBL의 새로운 사운드바 ‘Bar5.1’을 곧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

외산업체의 공세도 거세다. 명품오디오업체 뱅앤올룹슨은 이날 한국 진출 20주년을 맞아 ‘코리아스페셜에디션’(오른쪽)을 내놓았다. 헨릭 클라우센 뱅앤올룹슨 최고경영자(CEO)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시장 중요도를 강조하면서 적극적인 공략 의지를 밝혔다. 초고가 전략을 고수하던 뱅앤올룹슨은 최근 20~30대를 겨냥해 60만~70만 원대 스피커 ‘베오플레이 P6’,‘베오릿 17’등을 출시한 바 있다.

최근 소리 전쟁이 가열된 이유는 음질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TV 화면은 커지고 화질이 좋아지자 이에 어울릴만한 소리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이다. TV 두께가 얇아지면서 스피커 내장 공간이 제한되자 음질이 떨어진 것도 한몫했다. 동영상과 음악을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세대가 늘어난 것도 주효하다. 오디오는 모든 가전과 스마트기기에 적용할 만큼 확장성이 뛰어나 미래먹거리로서 잠재력도 높다.

국내 오디오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013년 진입하면서 급성장했다. 당시 국내 시장은 아주 비싸거나 싼 제품만 팔려 양극화가 심했다. 하지만 양사가 진출하면서 100만 원대 보급형 시장을 키우는 동시에 장악했다. 최근 양사는 외국 오디오업체와 손잡고 질적인 성장을 꾀하는 추세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