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상징으로 활용되길 원해”
유족들 대부분 찾아가지 않아
마땅한 장소없어 보관 애먹어

세월호에서 나온 유류품 6000여 점이 대부분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유류품을 의미 있게 활용하길 희망하고 있지만, 추모 공간 등 마땅한 전시 장소가 없어 컨테이너에 보관되고 있는 실정이다.

31일 해양수산부와 전남 목포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목포시가 공고한 세월호 유류품 6258점 가운데 6151점을 소유권자가 찾아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 사고 유류품은 올해 발견된 123건과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에 증거물로 제공된 일부를 포함해 모두 6890점이다.

목포시 관계자는 “공고 후 6개월이 지나 소유권이 습득자(국가)에 귀속돼 이날 유류품을 해수부에 넘길 예정이었지만, 유류품 목록화 작업 등을 위해 3개월가량 양도 시한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세월호 유류품 대부분은 지난해 3월 선체 인양 이후 발견된 탑승객들의 소지품으로, 교복·학생증·필통 등 사고 당시 세월호에 탑승한 경기 안산시 단원고 학생들의 물품도 있다.

미수령 유류품이 많은 건 소유권자인 유족들이 개인적으로 소장하기보다는 세월호를 추모하는 상징으로 활용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고 발생 후 4년, 선체 인양 후 1년 이상 지났지만, 유류품을 전시할 마땅한 공간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 유류품은 현재 목포 신항에 있는 컨테이너 5곳에 세척 후 밀폐용기 등에 담겨 보관되고 있다. 변질이 우려되는 종이나 사진류 등은 보존을 위해 냉동 상태로 보관돼 있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관계자는 “유류품을 유족들이 찾아가지 못하는 건 추모 공간 등 전시·보관할 마땅한 장소가 없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4·16 가족협의회 관계자는 “유류품 활용 방안에 대해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