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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美北 최고위라인 회동
美의 先핵폐기 ‘프런트 로딩’
北 ‘국내처리’와 충돌 가능성

‘6·12 미·북 정상회담’의 운명을 좌우할 ‘뉴욕 회동’이 30일 실무 만찬을 시작으로 본격 진행되면서 미·북이 핵심 의제인 북한 비핵화와 체제 안전보장에서 큰 틀의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미·북은 초반부터 핵탄두 폐기 방식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해체, 미·북 관계 정상화와 평화협정 체결 등과 같은 가장 어려운 숙제부터 먼저 논의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오늘 만찬 회동을 하고, 내일은 회담 일정으로 꽉 찰 것”이라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판문점·싱가포르에서도 실무협상이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중 북핵 협상의 성패를 결정짓는 것은 뉴욕 회동이다. 최대 난제인 비핵화와 대북 체제 안전보장 문제를 푸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시를 직접 받는 ‘폼페이오·김영철’ 고위급 라인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은 31일 오전 열릴 예정인 본회담에서 비핵화 방식·로드맵과 북한 체제 안전보장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샌더스 대변인이 이날 기존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새롭게 “검증할 수 있는 비핵화 확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미·북 간 논의가 검증체제 구축으로까지 넘어갔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측은 비핵화에 방점을 두면서 △ICBM 해체 및 해외 반출 △핵탄두 폐기 및 반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임의적 핵시설 접근 허용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은 미·북 정상회담이 타결되면 북한 비핵화의 상징으로 바로 핵탄두 수기와 핵물질을 북한 외부로 반출하는 ‘프런트 로딩(front-loading)’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북한은 미국을 상대로 체제 안전보장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증거를 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는 △연락사무소 개설 △미·북 관계 정상화(수교) △종전 선언 및 평화협정 체결 △미국의 핵우산 제거 및 주한미군 감축 등이 포함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미·북 간에는 비핵화 방식은 물론 정의·범위·속도를 둘러싸고 여전히 적지 않은 격차가 있는 상황이어서 뉴욕 회동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CVID)’ 방식의 초단기 북한 비핵화를 원하지만, 북한은 미국의 핵우산 제거를 포함한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와 함께 ‘단계적·동시적’ 방식을 통한 ‘느린 비핵화’를 선호하고 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