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와 논의 ‘성공’ 의미
‘김정은 친서’ 전달할 가능성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도착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에 들어가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미한 김 부위원장을 접견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을 만날 경우 비핵화와 체제보장 등 미·북 정상회담 핵심 의제와 관련한 사전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부위원장은 미국 언론들도 김 위원장의 ‘오른팔’로 소개할 만큼 미국 측에서도 북한 당국의 핵심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2000년 10월 조명록 당시 국방위원회(국무위원회의 전신) 제1부위원장 겸 군총정치국장(인민군 차수)의 워싱턴 방문 이후 18년 만에 미국을 방문한 북한 최고위급 인사이기도 하다. 미국 정부는 이런 점을 고려해서인지 김 부위원장의 영접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특히 김 부위원장의 카운터파트인 폼페이오 장관이 3월과 이달 두 차례 방북 때, 김 위원장이 직접 폼페이오 장관을 만났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주의 차원에서 김 부위원장을 접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의 친서를 가지고 왔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은 더 높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 부위원장의 만남이 성사되려면 정치적 논란과 고위급 및 실무회담 상황 등과 같은 변수가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김 부위원장이 현재 미국의 제재대상이라는 점에서 워싱턴으로 불러들이는 데는 정치적 부담이 크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남측을 방문한 김 부위원장을 청와대가 아닌 모처에서 비공식으로 접견했던 형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