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 구성해 문제점 파헤쳐와
“업무 소홀한채 과거사 집중”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자원개발 사업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의뢰한 데 대해 노골적인 ‘코드맞추기’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현직의 담당 공무원들이 다른 행정업무보다 과거 사건 파헤치기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했다는 점에서 산업부 내부에서조차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30일 산업부 등에 따르면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29일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해외자원 개발사업은 털고 가야 하는, 반성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볼레오, 웨스트컷뱅크, 하베스트 사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을 파악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이는 간담회 직전 산업부가 과거 산하 공기업들이 인수한 멕시코 ‘볼레오’ 동광, 캐나다 ‘하베스트’ 유전, 캐나다 ‘웨스트컷뱅크’ 가스전 3개 사업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배임과 분식회계 등 형사 사건에 해당하는 추가 의혹이 드러나 검찰에 수사의뢰를 했다는 발표를 한 직후다.

산업부는 이전 감사원 감사 등에서 발견하지 못한 내부 문건을 상당 부분 확인했으며, 이는 수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외부 전문가들을 참여시킨 ‘해외자원개발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해외자원개발 문제점을 파헤쳤다.

하지만 산업부가 제 할 일은 소홀한 채 과거 재조사에 모든 행정력을 동원한 데 대해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산업부의 에너지자원정책국은 글로벌 원자재 상승 시기에 자원 수급, 전략 수립 등 시급한 업무는 뒤로 한 채 10년이 넘은 사건에 집중해왔다. 외부 인사를 참여시킨 TF를 통하지 않고 산업부가 나서서 수사 의뢰를 했다는 점도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