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련법 처리 이후에도 논란

건설업계 “규제 가능성 높아
발주·해외진출 위축될 수도”

환경단체 “하천관리 국토부에
개발 유지하려는 반쪽짜리”

‘물관리 일원화 방안’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다음 주쯤 하천을 제외한 수질·수량 등 물관리 업무가 모두 환경부로 넘어가지만,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건설업계는 댐 건설 등 발주감소와 물산업 육성 저해를 우려하고 있고, 환경단체는 하천업무를 국토교통부에 남겨두는 것은 4대강 사업 같은 난개발을 유지하기 위한 근거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9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물관리 일원화 3법(정부조직법·물관리기본법·물관리 기술발전 및 물산업 진흥법)이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수질(환경부), 수량(국토부)으로 이원화된 물관리 업무가 하천유지·관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환경부로 이관된다. 정부 관계자는 “오는 6월 5일 국무회의를 거쳐 6월 8일 공포되면 곧바로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업무가 넘어갈 예정”이라며 “국토부 수자원정책국 내의 하천계획과를 제외한 3개 과와 1개 팀, 한강을 비롯한 홍수통제소 4곳, 산하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이 대상으로 인력은 5000 명 안팎”이라고 말했다.

물관리 일원화 논란은 1990년대 초부터 시작됐다. 1991년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을 계기로 국토부와 환경부가 물관리 업무를 나눠 맡았으나 부처 간 업무 중복, 사업 추진 지연 등 각종 부작용이 발생한 탓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통합 물관리가 논의됐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문재인 정부도 지난해 5월 출범과 함께 물관리 일원화를 약속했지만 야당 반대 등으로 1년을 끈 끝에 겨우 국회를 통과하게 됐다.

첫걸음은 뗐지만 개발과 규제를 둘러싼 갈등은 이어지는 양상이다. 우선, 건설업계는 발주감소와 물산업 육성 저해를 염려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환경부가 규제 부처인 만큼 규제 일변도로 나갈 가능성이 크고 댐 건설 발주가 아무래도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건설업체들이 국토부·수자원공사와 함께 수십 년간 축적해 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동남아 등 해외 물자원 관리 시장에 많이 진출해 있는데 환경부에 이러한 역량을 갖춘 전문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이번 법 통과가 ‘반쪽짜리’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국토부가 하천 정비·유지·보수 사업과 댐·4대강 보 등 하천관리 기능을 계속 맡으면 개발 위주의 정책이 이어질 거란 주장이다.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는 “4대강 사업 같은 국토 난개발의 근거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