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경찰이 송인배 비서관 부르면 나가야”

警, 드루킹 진술 받고 사흘 뒤
宋, 靑민정수석실에 자진신고
“이미 수사 타이밍 놓쳐” 비판

청와대는 29일 ‘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의 주범 김동원(49·필명 드루킹) 씨 일당의 포털 댓글 여론조작 사건과 관련해 드루킹을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전 의원에게 소개한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경찰의 소환에 응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경찰이 송 비서관을 부를 수 있다고 하는데 응할 계획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경찰이 부르면 가야겠죠”라고 말했다.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전날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특별검사 출범 전 송 비서관을 소환 조사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송 비서관 수사는 이미 타이밍을 놓쳤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찰이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하고, 사흘 뒤 송 비서관이 청와대에 드루킹과의 관계를 자진 신고한 것으로 알려진 점도 경찰의 ‘청와대 직거래’ 의혹이 더욱 커지는 배경이다.

경찰에 따르면 드루킹은 검찰에 송치된 뒤 가진 경찰과의 첫 접견조사(4월 17일)에서 “송 비서관이 김경수 민주당 의원을 소개해줬다”는 진술을 했다. 당시 드루킹과 김 전 의원과의 커넥션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에서도 경찰은 해당 진술을 확인하기 위해 송 비서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송 비서관은 드루킹 진술이 나온 지 3일 뒤인 4월 20일 민정수석실에 드루킹과의 관련성을 신고하고 조사를 받았다. 민정수석실은 4월 26일 송 비서관을 한 차례 더 조사했다. 경찰 수사 진행 상황을 알고 송 비서관이 드루킹과의 관계를 민정수석실에 밝힌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4월 13일 첫 보도가 나간 뒤 김 전 의원이 언론에 오르내리자, 송 비서관이 자진 신고한 것 아니겠냐”며 “청와대에 보고하는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김 전 의원에 대한 경찰 소환 조사는 송 비서관에 대한 청와대 조사가 마무리된 5월 4일에나 이뤄졌다. 소환 조사에서 김 전 의원은 드루킹을 알게 된 경위에 대해 송 비서관과 같은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거북이 수사’가 송 비서관과 김 전 의원이 말을 맞출 충분한 시간을 제공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청은 송 비서관 관련 내용을 이철성 경찰청장에게 보고도 하지 않았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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