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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리시, 내달 영국戰 캡틴 출전
“어려운 사람들에 영감 주고파”

남아프리카공화국 럭비 대표팀에서 127년 만에 처음으로 흑인 주장이 탄생했다.

29일 오전 영국 매체 BBC에 따르면 오는 6월 9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엘리스파크에서 열리는 영국과의 홈경기에서 시야 콜리시(27·사진)가 남아공 대표팀 주장으로 출전한다. 콜리시는 자국 리그의 웨스턴 스토머스의 주장을 맡고 있다. 2013년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포트엘리자베스 외곽의 빈곤한 마을에서 자란 콜리시는 어릴 때부터 럭비에 소질을 보였다.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지만, 럭비선수로 활약하며 장학금을 받고 고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 고교 진학이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됐다는 콜리시는 “불가능한 상황에서 나는 기회를 얻었고 그것을 두 손으로 쟁취했다”며 “이때부터 나는 이전과 다르게 꿈을 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콜리시는 “당신의 과거가 미래를 결정하지 못한다”며 “내가 경기를 뛸 때마다 나와 같은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믿는 만큼 그것을 할 수 있다는 영감을 불어 넣고 싶다”고 말했다.

라시 에라스무스 남아공 대표팀 감독은 “콜리시는 동료들의 존경을 받고 있고, 주장 선임은 본인에게 큰 영광일 것”이라며 “콜리시는 주장으로서 자신의 책임을 다하면서 영국전에서의 승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공에서 럭비는 그동안 백인의 스포츠로 여겨져 왔다.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은 1995년 인종차별정책 철폐의 일환으로 남아공에서 럭비월드컵을 개최하는 등 스포츠를 통한 화합을 추진했고, 2009년 개봉한 영화 ‘인빅터스’는 1990년대 남아공 럭비를 둘러싼 인종차별을 소재로 삼았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럭비에서의 백인과 흑인의 경계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남아공은 일본에서 개최되는 2019 럭비월드컵에서는 대표팀의 50%를 흑인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