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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스마트폰 사업부에‘고객’화두 던져

“G7 절실한 상황서 다시 시작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 찾아야”
직접 뜯어본 스마트폰만 10개
사용자 관점에서 조언하기도

조성진(사진) LG전자 부회장이 스마트폰 사업부에 ‘고객’이란 화두를 던졌다. ‘LG 폰’이 단숨에 얻을 수 있는 숫자보다는 긴 호흡으로 시장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는 해법으로 ‘고객’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조 부회장은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MC사업본부 임직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여기 계신 분들의 기술력과 역량은 업계 최고인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런데 왜 스마트폰 사업이 힘든지 고민해봤다”고 문제 제기를 했다.

이어 조 부회장은 “고객의 요청, 고객의 열망, 고객이 원하는 부분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그는 “절실한 상황에서 다시 시작하는 만큼 고객들이 진짜 원하는 것을 찾아내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구호에 그칠 것이 아니라 단 한 명의 고객이라도 LG의 팬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부진에 시달리는 LG폰에 조 부회장이 내놓은 해답은 결국 고객인 셈이다.

조 부회장의 철학은 전략폰 G7 씽큐 개발과 출시 전 과정에 반영됐다. G7 씽큐는 기본기에 충실한 스마트폰이다.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예년과 달리 두 달 늦은 5월에서야 출시됐다. 이는 전작의 실패에 대한 통렬한 ‘반성문’이기도 하다. 뒷면에 가죽 커버를 씌운 G4, 조립식으로 만든 G5 등은 혁신에 무리하게 치중하다가 외면당했다.

LG전자 내부에서는 G7 씽큐를 사용자 경험을 새로 정립할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조 부회장은 간소한 내부 행사에 불과했던 ‘SW 업그레이드센터’ 현판식에도 직접 발걸음을 해 이 같은 메시지를 던졌다. 당시 조 부회장은 “SW 업그레이드센터는 LG 스마트폰 미래를 위한 발판이고 철저한 사후관리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틈나는 대로 스마트폰 사업을 챙겨왔다. 그는 스마트폰을 분해한 후 사용자 관점에서 자주 조언하기도 한다. 조 부회장이 직접 뜯어본 스마트폰만 10개다. 지난해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G6 공개행사에도 ‘깜짝’ 등장해 힘을 실어줬다. 전 세계 가전 시장에서 ‘1등 신화’를 쓴 조 부회장이 적자 사업부를 독려하면서 LG폰에 대한 시장 눈높이를 바꾸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소비자들 불만이 많았던 마케팅과 서비스 정책도 확 바꿨다. 처음 도입한 중고 스마트폰 보상 제도가 대표적이다. 체험존도 전국 50곳에 설치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렸다. G7 씽큐의 광고 모델로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가수보다는 대중성 짙은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을 택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