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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보조요원·스태프 등 희롱
CNN “최소 8명 여성이 증언”

오스카상과 골든글로브상을 받은 미국 유명 흑인 배우 모건 프리먼(81·사진)이 영화와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수많은 여성을 성희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4일 CNN은 16명의 영화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프리먼이 여성 보조요원이나 촬영 스태프 등을 성추행해 왔다고 보도했다. 프리먼은 지난 2015년 영화 고잉 인 스타일 촬영 당시 한 여성 보조요원에게 속옷을 입었느냐고 물어보거나 치마를 들추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여성은 CNN에서 “프리먼이 거의 매일같이 용모나 옷차림에 대해 말하면서 자기 손을 내 등 아래쪽에 대곤 했다”며 “옆에 있던 동료 배우 앨런 아킨이 프리먼에게 ‘그만둬라’고 말하기까지 했다”고 증언했다. 2012년 개봉한 영화 ‘나우 유 씨 미:마술사기단’ 촬영을 함께했던 한 영화 제작 스태프는 프리먼이 당시 용모에 대해 수차례 지적을 하면서 “위아래 속옷을 입지 말아라, 그게 좋다”는 등 여러 차례 성적인 발언을 하는 등 여러 차례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최소 8명의 여성이 프리먼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고, 둘은 원하지 않는 신체적 접촉까지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여성들 대부분이 프리먼이 영화계에서 가진 영향력을 감안해 자신에게 불이익이 있을까 봐 피해 사실을 공개하지 못했다고 CNN은 덧붙였다.

프리먼은 ‘쇼생크 탈출’의 레드 역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배우다. ‘밀리언달러 베이비’로 2005년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았고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용서받지 못한 자’ 등에서 좋은 연기를 보이며 각종 영화제의 연기상 후보로 빼놓지 않고 거론된다. 올해 배우조합상 시상식에서 공로상도 받았다.

또 프리먼은 흑인 배우들이 할리우드 시스템상에서 배역에 제한을 받는 등 차별을 받아왔다며 지난 1996년 영화제작자 로리 매크리어리와 함께 영화사 리벌레이션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흑인 인권을 소재로 한 영화들을 제작하며 할리우드의 존경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스캔들로 이 같은 프리먼의 이미지는 크게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성추행 보도에 대해 프리먼은 이에 대해 “나는 누구를 고의로 불쾌하게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제작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은 알 것”이라며 “내 의도와는 달리 불편하게 느낀 이들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성희롱 의혹이 불거지자 프리먼의 목소리를 광고 캠페인에 쓰고 있는 밴쿠버 교통회사 트랜스링크는 그의 음성 녹음분을 삭제한다고 밝혔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