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심각한 NSC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0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북 정상회담 취소 발표와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명균 통일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문 대통령,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청와대 제공

文대통령 美사전통보 못받은 듯
韓美정상회담 직후 발표 ‘충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다는 서신을 공개한 다음 날인 25일에도 청와대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었다. 청와대는 23일 미국 워싱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연 직후 이번 악재가 발생하자 더욱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청와대가 미국 측으로 사전 통보도 받지 못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사전 통보 여부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내용이) 정리가 되면 답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청와대는 한·미 정상회담 전후로 일각에서 제기된 미·북 정상회담의 연기나 취소 가능성을 무마해왔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1일 미 워싱턴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미·북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99.9% 성사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회담이 열릴지 안 열릴지는 두고 봐야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6월 12일에 예정대로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 잘라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후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오늘은 기분 좋은 날이다. 한·미 정상회담도 잘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싱가포르 회담 취소 가능성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질이 없었다는 점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24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한국 등 다른 국가에 회담 취소를 사전 통보했는지에 대해 “우리가 누구(어떤 국가에)에게 통보했는지 말하고 싶지 않다”고만 말했다.

이 때문인지 24일 밤 트럼프 대통령의 서신이 공개되자 청와대는 발칵 뒤집혔다. 문 대통령은 서신 공개 직후 NSC 상임위원을 긴급소집해 회의를 열고 “당혹스럽고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