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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외교전문가들 잇단 관측
“美-北, 다시 갈등 겪을 위험”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취소 선언 이후 한반도 정세에 위기감이 커졌다는 관측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24일 마크 피츠패트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미국 사무소장은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미국이 북한에 대해 군사 옵션을 행사할 수 있으며, 핵·미사일 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코피 전략’과 대대적인 공습을 고려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서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 옵션을 고려할 수 있지만 그 결과는 불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일괄타결식 완전한 비핵화 방안을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실제로 군사적 옵션 실행에 나서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안보위원회 대변인을 지낸 네드 프라이스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계획됐던 정상회담이 양국 간의 불신으로 인해 취소됐다”며 “정상회담 취소로 인해 양국은 갈등의 길로 되돌아갈 위험을 안게 됐다”고 분석했다.

브루스 클링너(사진)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군사적 옵션까지 갈지 모르지만 지금 그 결론을 말하기는 시기상조”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보좌관을 지냈던 제프 베이더도 NYT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과의 관계 개선이 지속되기를 희망하기 때문에 미국을 자극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언론들은 미·북 정상회담 취소 결정 소식을 긴급뉴스로 편성해 보도하며 향후 한반도 정세와 주변국 동향을 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서한 원문을 공개하며 “지난 수개월간 진행돼 온 양국 간의 진전된 외교 관계에 종말이 왔고 데탕트(긴장 완화)의 위기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NBC 뉴스는 인터넷판 기사에서 양국 정상회담 기념주화가 반으로 쪼개진 사진을 내걸며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도발할 경우 군사적 옵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양국 정상회담이 취소되면서 중국은 역내 입지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며 ‘재팬 패싱’을 우려한 일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을지 모른다”며 주변국들의 입장을 분석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