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시설, 도로·주거지역에서
최대 1000m 떨어지도록 규제

임야 훼손해 환경파괴 지적에
REC가중치 일률적 인하 추진

탈원전·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에서 정작 신재생에너지의 대표주자 격인 태양광발전은 ‘이중 규제’에 발목이 잡혀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4일 신재생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태양광발전 확대를 가로막는 두 규제는 ‘입지 제한 거리 규제’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관련 규제’가 꼽히고 있다.

전국 50여 개 지방자치단체가 태양광 발전 시설에 대해 도로(농로 포함)나 주거지역으로부터 100∼1000m 떨어지도록 규제하고 있다. 입지제한 범위를 도로 기준 100m 이내로 정한 지자체가 9곳, 100∼300m 21곳, 300∼500m 16곳, 500∼1000m 5곳 등이다. 마을(주거지역) 기준으로는 100m 이내 제한 5곳, 100∼300m 22곳, 300∼500m 24곳, 500∼1000m 1곳 등이었다.

또 REC 가중치 규제로 인해 현실적으로 ㎿급 대규모 태양광발전시설은 만들기 어렵다. 현행 REC 제도는 100㎾ 미만 발전 사업에 가중치 1.2를 부여하지만 100∼3000㎾ 규모는 1.0, 3000㎾(3㎿) 초과시에는 0.7로 가중치가 내려간다. 신재생에너지 설비에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제도가 되레 태양광발전 확대에 걸림돌이 되는 꼴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500㎾를 기준으로 그 미만은 가중치 1.2, 이상은 1.0 수준으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이중규제로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곳을 찾기 힘든 실정이란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갈 데가 임야밖에 없어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산을 깎아 환경을 파괴하는 모순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태양광발전이 임야를 훼손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정부는 REC 가중치를 0.7∼1.2에서 일률적으로 0.7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경관법상 특별한 경우 이외에는 원칙적으로 거리 제한이 없다. 영국은 아예 이격 거리 제한을 통한 재생에너지 발전시설 배제를 할 수 없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산림 등 국토를 대규모로 훼손하지 않게 하려면 가중치나 거리 규제를 강화할 게 아니라, 고효율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REC 가중치를 올려주고 세제 혜택을 주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