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곳 중 나머지 15곳만 확정
과도한 우경화·전략부재 원인
청년·여성공천 약속도 공염불

자유한국당이 24일 광주시장·전남지사 등 호남 지역 광역단체장 후보 자리를 끝내 공석으로 남겨둔 채 6·13 지방선거 공천 작업을 마무리했다. 한국당의 호남 지역 무공천은 20년 만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쪼그라든 당세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한국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년·여성 공천 확대 방침을 밝혔지만, 인물난에 이마저도 공염불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홍문표 한국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역단체장 15명, 기초단체장 187명, 광역의원 681명(지역구 613명, 비례 68명), 기초의원 1885명(지역구 1559명, 비례 326명) 등 총 2768명의 공천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당은 17개 광역단체장 선거 가운데 광주와 전남에서는 끝내 후보를 내지 못했다.

한국당은 지난 1998년 제2회 지방선거 당시 호남 광역단체장 3곳(광주·전북·전남) 모두에 후보를 내지 못한 적이 있지만, 이후에는 단 한 곳도 빠짐없이 후보를 내왔다. 4년 전인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당시에도 이정재(광주), 박철곤(전북), 이중효(전남) 후보가 새누리당(현 한국당) 간판을 달고 호남 지역에 도전장을 내민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한국당의 인물난 원인으로 홍준표 대표 체제하의 과도한 우경화와 전략 부재를 꼽는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지방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 문제인데, 한국당은 홍 대표 체제 이후 오히려 안보 이슈를 내세우며 극우적인 발언과 입장들을 쏟아내 왔다”며 “이는 20% 전후의 일부 보수층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는 효과적일지 몰라도 중도·보수 세력의 외연 확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배 본부장은 “중도·보수의 외면은 지지율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고 가뜩이나 보수 지지세가 약한 호남 지역에서는 그런 현상이 더욱 크게 작용, 끝내 후보조차 구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당은 세대교체에도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은 이번 선거에서 ‘청년·여성 공천 50%’를 약속했지만, 40대 이하 광역단체장 후보는 한 명도 없었고 여성도 1명(송아영 세종시장 후보)에 불과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광역단체장 기준으로 보면 청년·여성 비율이 낮은 것처럼 보이지만,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을 모두 포함하면 청년·여성 공천 비율이 60%에 달한다”며 “광역단체장 후보의 경우 경험과 연륜 등을 고려했을 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