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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
“美서도 이런 장점 부정 안해”

“가족 경영의 성과가 나쁘다고 검증된 적은 없다. 평균적으로 가족 경영의 기업이 전문경영인 기업보다 매출 성장세나 이익률이 더 좋은 것으로 입증이 되고 있다.”

대기업 문제에 정통한 신장섭(사진)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23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조차 가족 경영의 장점에 대해 반박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신 교수는 가족 경영의 장점을 장기투자에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아무리 능력을 검증받은 전문경영인도 2~3년 임기를 부여받기 때문에 장기 투자를 할 수 없다”면서 “전문경영인은 자신의 임기 중에 좋은 성과를 내려 하기 때문에 미래 성과에 역량을 집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지금 한국 산업을 먹여 살리고 있는 삼성의 반도체 산업이 시작 초기 7년 적자를 냈고, 지금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한때 20년 동안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비유됐던 대우 조선도 13년 동안 적자를 봤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가 기업 성장의 기본인데, 경영인들의 시야 범위에 따라 그것이 달라진다”면서 “오너 2~3세 들의 역량이 떨어진다 해도 평균적으로는 멀리 보는 투자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은 특히 가족경영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 신교수의 설명이다. 신 교수는 “중소기업은 모두 가족경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독일과 일본에서도 그렇듯이 물려받은 기업을 더 크게 키우려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지나치게 높은 상속세는 가족경영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서 상속세를 다 내면서 경영권을 승계할 방법이 없다”면서 “상속세 때문에 한국의 경쟁자에게 기업을 파는, 이런 현실이 바람직하냐”고 꼬집었다. 신 교수는 대안으로 재단을 통한 승계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단을 통한 승계를 허용하되 재단 내에서 적정한 이윤도 추구하면서 일자리 창출도 할 수 있는 ‘2부리그’ 기업들을 키운다면 국가 경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