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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 기준 설정·관리 시급

침대에서 발암물질인 라돈이 검출돼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산업현장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기준을 규정한 산업안전보건법이 라돈 같은 자연 방사성 물질에 관한 기준을 전혀 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은 방사선에 의한 건강장해 예방 의무를 부여하고 있지만 세부 조치 기준인 안전보건규칙은 인공방사선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라돈 같은 자연 방사성 물질의 노출 기준은 없는 상태다. 고용부의 ‘사무실 공기관리 지침’ 오염물질 관리 기준에도 라돈은 포함돼 있지 않다.

환경부에 따르면 다중이용시설의 라돈 적정 권고기준은 148㏃/㎥이다.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2015~2016년 지하철역 라돈 실태 분석’을 보면 집수정(배수펌프)의 라돈 농도가 높았다. 일부 집수정에선 권고기준의 30배 가까운 라돈이 검출됐다. 지난 2015년 4월 폐암으로 사망한 지하철 근로자의 사인이 라돈으로 확인돼 국내 최초로 산재 판정을 받은 바 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지난 2014년 국내 라돈 관련 폐암 사망자를 전체 폐암 사망자의 약 12.6%로 추정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지각방사선(라돈)의 직업적 노출 기준 및 관리 기준 마련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지하철역 라돈 측정 자료를 토대로 노출 기준 설정에 따른 비용과 편익을 산출했다. 노출 기준을 400㏃/㎥로 설정한 때 비용을 1로 하는 경우 편익이 3.37배, 500㏃/㎥ 미만 시 3.34배, 600㏃/㎥ 미만 시 3.64배, 800㏃/㎥ 미만 시 4.07배, 1000㏃/㎥ 미만 시 2.54배로 산출했다. 보고서는 “라돈에 대한 한도 기준을 연평균 800㏃/㎥로 설정하고, 추가로 작업장 관리를 위한 참조 기준 400㏃/㎥ 도입 및 라돈 노출 저감을 위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