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 결정 원전 문제와 달리
경우의 수만 수십가지” 회의적

2022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도 고리 원전 5, 6호기 공론화 방식을 빌려 교육비전문가인 시민참여단 400명의 설문을 토대로 결정키로 함에 따라 고도의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찬성·반대만 결정하면 됐던 원전과 달리 수많은 이해관계가 걸려 있고 교육의 미래가치, 인재상까지 고려한 ‘백년대계’의 문제를 한 달 동안 해결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다.

18일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에 따르면, 이달 내 공론화 범위, 다음 달에는 의제를 설정한 후 6~7월에 대국민토론회, TV토론회를 거쳐 7월에 시민참여형 조사에 들어간다. 공론화위원회는 8월 초에 공론조사 결과를 정리해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에 제출하게 되며 대입제도특위는 이를 근거로 대입제도 개편 권고안을 만들어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에 심의·의결을 요청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최종 권고안은 교육부에 제출된다.

시민참여형 조사는 교육분야 핵심인 대입제도 개편 과정에서 신중한 논의를 담보하겠다는 뜻에 따라 도입됐다. 만 19세 이상 국민 중 대표성을 지닌 시민참여단을 선발해 오리엔테이션, 자료집 학습, 1차 권역별 토론, 2차 종합토론을 거쳐 개편 권고안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게 된다. 하지만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율, 정시 및 수시 시기 통합 여부, 수능 평가방식 등 주요 쟁점별로 경우의 수만 수십 개 만들어질 정도로 복잡한 상황에서 올바른 선택이 이뤄질지 의문시된다. 각 모형의 장단점을 취사 선택하도록 한 후 최소 4개, 6~7개 이상으로 압축한 상황에서 모형별로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게 나올 경우와 이 과정을 거쳐 선택된 최종안에 대한 반대 입장에 대한 설득절차는 어떻게 할지는 최대 난제다. 따라서 가급적 양자택일로 줄이지 않을 경우 선택에 혼란만 가중될 전망인데 이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에 대해 한동섭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 대변인은 “시나리오 모형은 몇 개가 될지 모르지만 가급적 줄이는 게 현명한 방법이 될 것”이라며 “우리 국민 대부분이 대입제도를 겪었고 관련되지 않은 이가 없어 전반적인 사안을 무난히 이해하고 있는 데다, 과거 공론화 과정을 볼 때 대부분 합리적 절차로 추진됐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