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3일 경기 과천 렛츠런파크서울에서 열린 제37회 아시아경마회의(ARC) 기념경주에서 횡운골(맨 오른쪽·임기원 기수)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제공

- 서울 아시아경마회의 폐막

41개국 500명 세계人士 참가
濠· 美· 加에 경주중계 수출중

中 하이난에 경마 허용 방침
중국시장 진출 등 다각화 모색

경마의 글로벌 브랜드化 논의
“韓, 세계무대로 도약계기될것”

한국경마의 글로벌 시장 도약의 발판이 마련됐다. 세계시장 진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내다보인다.

2013년 경마 수출에 착수한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는 싱가포르 시범 수출에 이어 마권 시장 세계 2위인 호주와 경마 선진국인 미국, 캐나다 등에 진출했고, 앞으로는 시장 잠재력이 가장 크다고 평가받는 중국 시장을 노릴 수 있게 됐다.

14일부터 17일까지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코엑스에서 제37회 아시아경마회의(ARC)가 열렸다. 아시아경마회의는 환태평양 경마 시행국의 정보 교류, 친선 도모, 경마 발전을 논의하는 자리. 2년마다 열리며 한국은 1980년(제15회)과 2005년(제30회)에 이어 13년 만에 아시아경마회의를 개최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김낙순 한국마사회 회장이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코엑스에서 열린 아시아경마회의(ARC) 전체회의에서 ‘경마의 공정성’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제공

아시아경마회의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이번엔 필린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최고경영자(CEO) 등 41개국 500여 명의 세계 주요 인사들이 참가했다. 아시아경마연맹(ARF) 회원국의 경마 매출은 전 세계의 약 60%를 차지할 정도. 이번 아시아경마회의는 한국의 경마 산업을 널리 알리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좋은 계기가 됐다. 특히 중국 시장 개척에 디딤돌이 됐다는 평가.

한국 경마의 국제화는 2013년부터 본격 추진됐다. 한국마사회는 그해 12월 싱가포르에 경마 중계를 시범 수출한 뒤 이듬해부터 정규 수출을 유지하고 있다.

2014년엔 프랑스에 ‘그랑프리 대상경주’를 수출한 데 이어 말레이시아 시장을 개척했다. 2015년 이들 3개국에 831경주의 중계를 수출, 38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6년에는 마권 시장 세계 2위인 호주를 뚫었다. 서울과 부산·경남에서 열린 경주가 호주 전역에 방송되는 경마전문 케이블TV 스카이레이싱의 전파를 타면서다. 당시 호주의 경마 연 매출은 146억 유로(약 19조 원)였다. 마사회는 경마 중계의 질과 양을 매년 강화, 호주 시장에서만 5년간 총 매출 1500억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8월에는 미국시장에 진출했다. 미국은 세계 최고 수준 경마 시행국임을 나타내는 ‘파트1(PARTⅠ)’ 국가다. 경마 매출액만 무려 연간 약 12조 원(2015년 기준)에 달한다. 미국 3대 경마 대회 중 하나인 켄터키더비를 경기장에서 관람하는 사람만 16만 명에 이른다. 이 경주는 올림픽 주관사인 미국 NBC방송이 전 세계로 생중계하고 TV로 켄터키더비를 시청하는 전 세계 인구는 무려 1600만 명에 달한다.

한국은 올해 4월 캐나다에도 한국 경주실황을 수출하게 됐다. 캐나다는 경마 매출 규모는 연간 1조2000억 원이지만 경주시행에 있어서는 호주, 미국, 홍콩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파트1’ 선진 경마국이다.

마사회는 이제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윈프리드 엥겔브레흐트 아시아경마연맹 의장은 17일 ‘아시아 시장에서의 전략과 기회’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중국 당국의 하이난성 개혁개방 정책에 따라 지난 14일 하이난성은 ‘정부의 정책에 부합하도록 노력하겠다. 관광과 경마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윈프리드 의장에 따르면 하이난성이 ‘경마’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찌감치 중국 진출의 활로를 튼 한국경마에겐 호재다. 마사회는 2012년 중국마업협회와 상호협력을 위한 마필 및 인력교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2016년에도 정기적인 경마 교류, 경마 산업 발전방안 공동 모색, 경주마 수출입 검역협정체결 등을 중국과 합의했다.

하지만 중국 시장의 문이 열리지 않아 진출 기회를 얻지 못했는데, 이번 아시아경마회의에서 중국의 경마 허용 방침이 확인됐다. 하이난성은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며 2015년 ‘말 산업 투자’ 5개년 계획을 마련했고 2800ｍ 경마장 구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마사회는 중국 시장 개척을 꾀할 예정이다.

김낙순 마사회장은 “이번 아시아경마회의를 통해 전 세계 경마 관계자들이 경마의 글로벌 브랜드화 방안을 논의한 건 의미가 크다”며 “이번 회의는 한국경마가 세계 무대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