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 EU ‘핵협정 유지’ 논의
외무회담서 경제보호계획 착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를 발표한 가운데 유럽연합(EU)이 핵협정 수호를 위한 경제보호 계획 개발에 착수했다. 반면 미국 정부는 이란 중앙은행 총재를 제재 대상에 추가하는 등 이란 제재를 강화하고 나서 이란 핵협정이 원활하게 유지될지는 미지수로 남을 전망이다.

16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과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고위대표, 영국·프랑스·독일 외교장관은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핵협정 유지 방안을 논의했다. EU와 3국은 이날 회동에서 이란이 핵협정을 준수하는 한 자신들도 이란 핵협정을 준수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핵협정 이행 시 이란에 약속한 경제적 보상에 대해선 법적으로 보장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은 미국의 탈퇴 선언으로 무효화 위기에 처한 이란 핵협정이 제대로 이행되도록 한다는 것을 법적으로 보장할 것을 요구했었다.

모게리니 대표는 회담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EU는 이란에 법적·경제적 보장을 제공할 수는 없으나 서방의 투자가 계속되도록 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데 진지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도 이날 회동에 대해선 “좋은 출발”이라며 “이란은 핵협정을 준수할 경우 경제적 이득을 보장해 줄 것을 원하며 향후 수주 내에 진전을 보기를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로부터 이란에 투자하려고 하는 EU 업계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모게리니 대표는 회견에서 “우리는 짧은 기간에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해결책은 이란이 계속해서 석유를 수출하도록 하고, 유럽계 은행들이 계속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모게리니 대표는 “우리는 (이란과 핵협정 이행에 대한) 법적·경제적 보장을 얘기할 수는 없지만 EU로서는 (이 문제를) 지지하며 지체 없이 협의할 수는 있다”고 강조했다. EU가 핵협정을 탈퇴할 경우 미국의 대이란 제재 조치로 지역 내 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게 될 전망이다. 독일의 대이란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약 30억 유로(약 3조8295억 원)이고 프랑스도 2015년 5억6200만 유로에서 지난해 15억 유로로 수출 규모가 급등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