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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화 아지오, CJ오쇼핑 판매
장애인 회사 편견에 폐업했다가
文구두로 유명세… 다시 문 열어

“‘대통령의 구두’라는 유명세보다는 ‘품질’로 평가받고 싶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구두’로 명성을 얻었던 수제화 브랜드 ‘아지오(AGIO)’의 유석영(사진) 대표는 2013년 폐업 후 5년 만에 소비자들에게 다시 제품을 내놓으며 이같이 말했다.

CJ오쇼핑은 오는 17일 자체 중소기업 상생 프로그램인 ‘1사1명품’ 코너에서 아지오 구두를 판매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1사1명품’은 지난 2012년 첫 방송을 탄 이후 CJ오쇼핑의 대표적인 상생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다. 품질은 우수하지만, 판로개척이 어려운 중소기업 제품을 수수료를 받지 않고 판매와 마케팅을 지원하며 자생력을 키워주는 프로그램이다.

아지오는 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이던 2016년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참배할 때 낡은 구두 밑창이 방송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대통령 구두’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유 대표는 “장애인 회사라는 편견 때문에 창업 3년 만에 문을 닫은 뒤 대통령 구두로 소문나면서 회사를 재건하라는 국민 성원에 힘입어 국민 펀드 등으로 3억4000만 원을 마련해 청각 장애인 등 7명을 모아 지난해 사회적 협동조합 형태로 회사를 다시 설립했다”며 “회사도 세워지기 전에 300켤레가 넘는 선 주문이 들어오는 등 고객들의 적극적인 지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유 대표 본인도 시각 장애 1급인 장애인이다. 3월부터 구두를 재생산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모두 1500켤레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

문 대통령과의 인연도 계속됐다. 유 대표는 “문 대통령 취임 후 미국 순방을 앞두고 (청와대에서) 우리 구두를 신고 가고 싶다며 발 치수를 재 달라는 요청이 왔었는데, 당시에는 폐업상태여서 응할 수가 없었다”며 “이후 지난해 11월 중소벤처기업부 출범식에서 문 대통령을 만났는데 ‘창업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잘 되고 있느냐’며 반겨 주시더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아직 청와대로부터 구두 주문은 들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그러면서도 ‘대통령 구두’라는 포장된 이미지보다는 ‘품질’로 정정당당하게 평가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슬로건을 ‘친구보다 더 좋은 구두’로 정하고, 남성용 17종, 여성용 5종류를 출시 준비 중”이라며 “좋은 품질로 평가받아 CJ오쇼핑을 통해 1500켤레 정도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지오는 이탈리아어로 ‘편하다’는 의미로, 소가죽을 사용해 수작업을 거쳐 만든 정통 신사화다. 검정과 갈색, 두 종류로 한 켤레에 20만 원 정도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