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합동 현장점검 불법 적발

전문상담·주거·법률 지원
위기상황 대처요령 교육도

“남편이 강압적으로 요구하는 성관계와 폭력을 견딜 수 없었어요. 남편의 눈을 피해 임시로 마련한 거처로 떠돌고 있습니다.”

여성가족부가 경찰청, 고용노동부 등과 합동으로 진행한 이주여성 현장 점검에서 발견한 A(21) 씨의 사례다. A 씨는 결혼 후 남편의 성관계 요구, 폭력을 견디지 못해 계속 옮겨 다니며 제조업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서울이주여성상담센터, 해바라기센터, 경찰과 연계해 전문 피해상담과 심리치료를 받은 끝에 오는 6월 이주여성보호 쉼터에 들어갈 계획이다. 여가부가 부부강간·성희롱·성폭력에 노출된 이주여성들을 위해 지난달 경찰청, 고용부 등 관계 기관과 협력해 현장 점검과 보호 지원활동을 시행한 결과의 한 사례다.

여가부는 이주여성들이 많이 일하는 농촌이나 서비스업 근로현장을 중심으로 현장을 점검한 결과, 모두 16건의 사례에서 총 22명을 적발하거나 구호 조치를 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가운데 14명은 형사입건됐고 3명은 피해자 구호, 5명은 보호지원을 받게 됐다.

점검에서는 성매매로 적발된 외국인 여성에 대해서도 인권보호 차원에서 전문상담·주거·법률지원 등을 제공했다. 마사지 업소에서 성매매한 사실이 드러나 강제 출국을 앞둔 B(29) 씨는 출국 전까지 성매매 현장과 격리된 임시주거지에서 머물 계획이다.

오피스텔 성매매로 적발된 C(26) 씨는 통장 환전, 조기 귀국을 지원받았다. 현장점검팀은 적발, 구호·보호지원 외에도 농촌 고용사업장 6곳과 대학유학생 모임 2곳 등에서 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성희롱·성폭력 예방홍보 활동을 전개하고 위기상황 대처 요령, 피해상담소 연락처, 정부 지원서비스 교육을 진행했다.

배영일 여가부 인권보호점검팀장은 “결혼·일자리·유학 등으로 국내 체류 중인 이주여성들이 체류신분과 언어적 문제로 인해 폭력과 차별에 취약한 처지에 놓여있다는 판단 아래 현장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