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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O 산하의 검색어검증委
2012년 네이버 요청에 출범
카카오, KISO 회장사 맡고도
운영기준·현황 등 공개 안해

매크로로 악용될 가능성 커
‘여론조작의 온상지’ 꼽혀와
“사회적 책임 회피하기”비판

여론조작의 온상지로 꼽히는 ‘실시간 검색어’에 대해 네이버가 지난 6년 동안 외부기관의 검증을 받은 반면, 다음과 네이트 등은 관련 검증을 전혀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 됐지만, 다음과 네이트 등은 외부 검증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마련하지 않아 사회적 책임을 외면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산하 ‘검색어검증위원회’는 2017년 대선에 관련된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를 검증한 7차 보고서를 조만간 공개한다. 검색어 검증위는 지난 2012년 네이버가 요청해 만들어진 기구다. 네이버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연관 검색어 △자동완성 검색어 등 3대 검색어 서비스의 로직(단어 검색을 위한 논리 회로)과 운영 기준 및 현황 등을 KISO에 정기적으로 제출해 처리 적절성을 이미 6차례 사후 검증받았다. 이는 2012년 실시간 검색어 조작 논란이 불거지자, 네이버(당시 NHN)가 스스로 제시한 해법이다.

이에 반해 다음과 네이트 등은 실시간 검색어 관련 외부 검증을 받거나 관련 보고서를 내놓은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과 네이트는 PC와 모바일에서 실시간 검색어 2∼3종류를 서비스하고 있다. 하지만 다음과 네이트는 검색어를 삭제하고 관리하는 내역을 외부에 공개한 적이 없다. 포털 다음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2013년 3월부터 KISO 회장사를 맡았으나, 이 같은 원칙을 바꾸진 않았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도 지난 10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실시간 검색어 개편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실시간 검색어는 “매크로(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로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검색어 중심 뉴스 생산과 소비를 유도해 포털이 ‘뉴스 장사’를 한다는 비판도 많았다. 인터넷포털들은 조작 논란이 끊이지 않자 KISO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검색어를 삭제·처리해왔다. 하지만 포털이 내부 지침에 따라 특정 검색어를 삭제 또는 제외할 수 있는 만큼 조작 우려와 ‘외풍’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용자들과 여론에 많은 영향을 주는 실시간 검색어는 당연히 투명성을 검증받아야 한다”며 “다음과 네이트는 실시간 검색어와 뉴스 편집 등에 대한 외부 비판에 귀를 닫고 폐쇄적으로 대처하는데 이는 정보 유통 창구로서 사회적 책임을 회피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