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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사드르 주도‘행군자동맹’1위
과반 득표 못미쳐 연정 불가피
집권당 3위… 당분간 혼란 예상

이라크 총선에서 반미와 반이란을 외치는 야권 정파가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어 복잡하게 얽힌 중동 정세에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14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치러진 이라크 총선 예비집계 결과 강경 시아파 종교지도자인 무끄타다 알사드르가 주도하는 ‘행군자 동맹’이 가장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이라크 18개 주 중 6개 주에서 선두를 차지했고, 4개 주에서는 2위에 올랐다. 현재 16개 주의 개표율은 91% 정도로 나머지 2개 주의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현 이라크 총리인 하이데르 알아바디가 이끄는 ‘승리 동맹’은 3위로 밀려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선거 다음 날까지도 알아바디 총리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우세했던 만큼 알사드르의 승리는 이변이다. 알사드르는 반정부 투쟁을 이끈 시아파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무하마드 사데크 알사드르의 셋째 아들이다. 그 또한 미 군정 시기에 무장투쟁을 이끌며 이라크의 대표적 반미 민족주의자로 떠올랐다. 이라크 내에서는 드문 반이란 성향 인사이기도 하다. 이번 총선에서는 현 정부의 부패 및 종파주의를 비판하는 선거운동을 펼쳤다.

알사드르의 승리가 이란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그는 미국은 물론 같은 시아파인 이란의 이라크 내정 개입도 반대하고 나섰다. 외신들은 “알사드르라는 민족주의자의 성공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사담 후세인 정권이 붕괴한 이후 이라크 내 영향력이 커졌던 이란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알사드르는 그를 대신해 총리직을 맡을 이를 선출할 예정이다. 알사드르가 선거에 직접 뛰어들지는 않았기 때문에 본인이 총리가 되지는 않는다. 329석 중 165석을 차지해 다수당이기는 하지만 과반은 아닌 만큼, 다른 당들과 힘을 합쳐 과반 연합을 형성하고 총리 지명 동의도 받아야 한다. 상이한 성향의 정당들에 권력이 분산될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혼란이 예상된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