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영수·조타수’ 등 마오 시대 연상시키는 문구 판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1인 권력체제가 확고해지면서 중국 내에서 마오쩌둥(毛澤東) 시대를 연상시키는 개인숭배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홍콩 빈과일보에 따르면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의 관영매체 선전특구보는 지난 8일 공무원들의 시진핑 사상 학습 열풍을 전하면서 “시 주석의 말씀과 정신을 뼈에 새기고 피에 녹여 실천하자’는 문구를 굵은 글씨로 대문짝 만하게 썼다. 이 문구는 문화대혁명이 한창이던 시절 흔히 쓰이던 것으로 당시 중국 곳곳의 공공장소에 ‘마오 주석의 지시를 머리에 새기고 피에 녹여 실천하자’는 문구가 나붙었다.

선전특구보의 문구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퍼져나가자 중국 내에서는 덩샤오핑(鄧小平)의 ‘남순강화(南巡講話)’를 앞장서 주창한 선전특구보의 변신을 개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치학자 룽젠은 ”개혁을 부르짖던 선전특구보가 이제 순천시보(順天時報) 같은 수준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순천시보는 청나라 군벌 위안스카이(袁世凱)가 1915년 스스로 황제 자리에 오르려 하자 그의 아들이 황제 등극을 돕기 위해 만든 선전 매체다.

선전특구보 외에도 최근 중국군은 ‘시진핑 어록’을 만들어 사병들에게 배포했다. 시 주석 찬양의 뜻을 담은 노래도 관변 단체 등의 지원 아래 불리고 있고 마오 시대에 쓰였던 ‘위대한 영수’ ‘위대한 조타수’ 등의 호칭도 시 주석에게 서슴없이 붙고 있다. 빈과일보는 2012년 2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퇴임하며 ”문화대혁명 잔재는 사라지지 않았으며 그 비극은 언제든지 재연될 수 있다“고 밝힌 것을 상기시키며 시 주석 개인숭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