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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운동·동맹, 핵심과제 합의
총리 미공개… “양당대표 제외”
대통령 수락 여부는 미지수

이탈리아의 반체제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M5S)과 반(反)난민·반유럽연합(EU) 성향인 극우동맹당이 13일 연정협상을 타결지었다. 총리가 임명되면 서유럽 최초 포퓰리즘 정권이 탄생하게 된다. 무솔리니의 고향 이탈리아에 다시금 파시즘의 망령이 부활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날 이탈리아 현지 언론 ANSA통신 등에 따르면 루이지 디마이오(31) 오성운동 대표와 마테오 살비니(45) 동맹 대표는 13일 북부 밀라노에서 만나 핵심 국정 프로그램 및 차기 총리 후보 선정 등에 합의했다. 나흘에 걸친 마라톤협상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이들은 14일 로마 대통령궁을 방문,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날은 양당이 연정 구성에 필요하다며 대통령에게 요청한 시한의 마지막 날이다.

새 총리 후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디마이오 대표가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빠르면 내일 ‘모든 것에 대해’ 보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NSA에 따르면 디마이오 대표는 ‘총리 명단’에 대해 “우리는 아직 명단에 대해 논의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총리는 무당파 관료가 아니라 정치인”이라고 했다. 현지 언론은 일단 디마이오 대표와 살비니 대표 모두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두 정당은 이날까지 당 대표와 실무진 회담을 통해 불법 난민 저지, 세금 인하, 복지 확대, 대(對)러시아 제재 반대 등의 핵심 국정 과제 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성운동의 기본소득 도입, 동맹의 15% 단일세율 적용 등 국가 재정에 상당한 부담을 안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 정책은 원안 대신 절충안이 채택됐다고 전해졌다. 두 정당의 연정협상을 두고 ‘파시즘의 부활’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동맹은 지난 3월 ‘(난민의) 이탈리아 침략을 멈추게 하겠다’는 구호와 난민 60만 명 본국 송환 등의 공약을 내세워 17%가 넘는 표를 얻었다. 오성운동은 반체제 정당이지만 3월 총선에서 반난민 정서를 활용하고 공공분야 대규모 일자리 창출, 유아 보육비 환급 등 포퓰리즘 공약을 내세웠다. 최종 결정권자인 대통령이 이들 협상을 그대로 수락할 경우 서유럽 최초의 포퓰리즘 정권이 탄생한다. 그러나 마타렐라 대통령이 12일 연설에서 “헌법은 대통령에게 총리 지명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부여하고 있다”며 두 정당 간 협상안을 무조건 받아들일 의무는 없다고 언급해 수락 여부는 미지수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