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6·13 지방선거를 30일 앞둔 14일 오전 서울 광화문우체국 앞 도로에서 집배원들이 우편 배달 오토바이를 활용해 지방선거를 홍보하는 ‘집배원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선거 홍보단’ 발대식을 열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 ① 지역경제

野 일제히 ‘文 경제정책’ 비판
‘對北·안보 블랙홀’서 돌파구

GRDP 44% 서울·경기 집중
‘지방 소멸 논쟁’ 다시 쟁점화

제조업 유치·SOC 건설 말고
지역맞춤형 자생적 공약 필요

14일로 꼭 30일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가 역대 어느 선거보다 유권자들의 무관심 속에 치러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세간의 눈이 지방선거 하루 전 열리는 미·북 정상회담에 쏠려 있는 데다 정치권도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등 정치적 이슈를 둘러싼 정쟁에만 매몰돼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는 다른 어떤 선거보다도 후보자들의 정책·공약 중심으로 선거가 치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문화일보는 한국정책학회와 공동으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이 반드시 확인하고 따져봐야 할 5대 정책 의제를 꼽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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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이 일제히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로 총구를 옮기고 있다. 한국당이 ‘경제를 통째로 포기하시겠습니까’를 이번 선거의 제2 슬로건으로 내세운 데 이어 바른미래당도 14일 ‘방치된 민생 챙기는 3번’, ‘그래도 민생은 챙겨야 합니다’를 메인 슬로건으로 발표했다. 남북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 등 대북·안보 이슈가 다른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경제에서 찾으려는 시도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정상회담 훈풍 속에서도 일자리 창출, 규제혁신과 중소기업 체질 강화 등을 강조하고 있다.

◇지방경제 적신호…“30년 내 77개 시·군 소멸” = 지방경제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지방경제 침체의 흔적이 역력하다. 통계청의 시·도별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통계에 따르면, 2016년(잠정치) 전국 GRDP의 44.6%가 서울과 경기에 집중돼 있다. 제2의 도시인 부산은 4.5%, 대구는 3.1%에 불과하다. 그동안 중앙정부 주도의 경제 성장이 수도권에 집중되다 보니 지방은 자연히 쇠퇴의 길을 걸어왔던 것이다.

2014년 ‘마스다 보고서’를 통해 촉발된 일본의 ‘지방소멸 논쟁’이 오늘날 한국에서 쟁점화하고 있는 것도 이런 지방경제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일본에서는 인구 유출이 당시와 같은 속도로 이어진다면 2040년까지 896개 지역에서 인구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마스다 리스트’가 발표되면서 큰 파장이 일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도 지난 3월 동향분석 보고서를 통해 향후 30년 내에 지방소멸이 예상되는 시·군이 77개에 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문가들, “SOC·대기업 유치 넘어 지역 자생형 공약 절실” = 지방경제 붕괴 위기를 의식한 듯 6·13 지방선거 후보들도 관련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여당 후보들뿐 아니라 집행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야당 후보들도 공공기관과 대기업 연구·개발(R&D)센터 유치, KTX와 각종 전철·지하철 추가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지방도시들이 1970년대 중앙정부가 주도하던 제조업 유치, SOC 건설 등 ‘대도시 따라잡기’에 매몰돼 있다”고 지적하면서 “지역 맞춤형 장기 공약, 발전동력을 지역 내에서 찾는 자생적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윤지웅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는 “모든 지역이 서울처럼 되고 싶어 하는 게 문제”라며 “지방정부마다 특성화된 발전전략이 있어야 하는데 서울의 발전방식만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도 “지방정부들은 그 격차를 극복하겠다고 지방축제, 산업단지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며 “공장만 세울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살고 싶은 동네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