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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이슈에 관심 멀어지고
“혁신성장 어디갔나” 눈총도

‘사면초가 기획재정부….’

14일 세종 관가(官街)에 따르면, 미·북 정상회담 등 정치·안보·외교 이슈에 파묻혀 경제·민생 이슈가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지면서 우리나라 경제 총괄부처인 기재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기재부가 당면한 최대 과제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국회 통과다. 올해 정부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38일이나 됐지만, 아직 국회 상임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부 안 국회 접수에서 상정까지 걸린 기간이 이미 사상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현재의 여·야 대치 정국이 이어지면 ‘6·13 지방선거’가 끝나고 7∼8월이나 돼야 추경안 국회 심의가 시작될 것이라는 극단적인 시나리오까지 나오고 있다.

경제계에서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일단 국회에서 심의는 하는 게 민주주의 원칙에 맞는다”는 말이 나오지만, 정치권은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고 있다.

기재부는 오는 17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릴 예정인 혁신성장전략회의 준비도 하고 있지만, 딱 부러지게 내놓을만한 대책이 없어 고민 중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1년(5월 10일)을 맞아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최근 1년 동안 가장 성과없는 분야가 혁신 성장”이라는 평가를 내놓은 터라 이번에는 뭔가 그럴듯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게 기재부의 부담이다. 특히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인사청문회 때부터 강조해온 것이 혁신 성장인데도 1년 동안 별다른 성과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재부가 지난 11일 ‘최근 경제동향’(2018년 5월)을 내놓으면서 애초에는 없던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문구를 급하게 추가하면서 시장의 혼선을 초래하는 ‘헛발질’을 한 것 등도 경제 문제의 실마리를 풀기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제부처 관계자는 “미·북 정상회담과 지방선거 등 정치·외교·안보 이슈가 여론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경제·민생 문제가 관심의 대상에서 완전히 소외된 것 같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