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바로세워진 세월호 세월호 참사 유가족 및 관계자들이 10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에서 진행된 직립 작업을 통해 90도가량 바로 세워진 세월호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 오늘 목포신항서 본격 작업

한달여간 구조물 정리 뒤에
미수색 구역 대상 조사 재개

작업 지켜본 미수습자 가족
“이번에는 찾을 수도” 기대감

10일 전남 목포 신항에서 세월호 선체 직립 작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세월호 직립 작업은 침몰 4년 만, 육상 거치 1년 만이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선체가 바로 서면 미수습자 수색과 침몰 원인 조사를 본격적으로 재개할 계획이다. 다만 직립공사 과정에서 설치한 구조물 등을 정리하는 작업이 오는 6월 14일 끝날 예정이어서 본격적인 수색작업은 그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목포 신항에서는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 선체조사위원회·해양수산부 등 유관기관 관계자와 250여 명의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월호가 현대삼호중공업의 1만t급 해상 크레인 쇠줄에 끌려 서서히 들어 올려졌다. 전날 사전점검(예행연습)이 끝난 후에도 부두 지면으로부터 5도가량 들린 상태였던 선체의 직립 작업은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선체는 오전 9시 10분 10도, 9시 57분 40도가량 세워졌고, 10시 10분쯤에는 41도가량 세워졌다. 선조위 관계자는 “40도가 넘어서면 수평빔에만 많이 걸렸던 하중이 수직빔으로 상당 부분 옮겨져 큰 고비를 넘긴다는 의미”라며 “45도가 되면 양쪽에 걸리는 하중이 같아진다”고 설명했다.

선체는 예정보다 7분 빠른 10시 38분에 60도가량 세워졌다. 오전 11시 55분 94.5도까지 세워졌다.

선체는 좌현에 수평 철제빔 33개, 밑바닥에 수직 철제빔 33개로 ‘ㄴ’ 형태로 감싸져 있다. 빔 1개씩은 비상용이다. 비상용을 뺀 수평빔 32개와 수직빔 32개에는 각각 2개의 와이어가 1만t급 해상크레인과 연결돼 있다. 8개의 블록로더에 묶인 총 128개의 와이어가 선체 각 부분의 하중을 이겨내며 세월호를 세웠다.

미수습자 가족 중에서는 단원고 양승진 교사의 부인 유백형 씨, 동생 재근 씨와 조카 혁규 군을 찾지 못한 권오복 씨 등이 단계별로 직립이 이뤄지는 모습을 지켜봤다. 유 씨는 “선체가 직립되면 미수습자들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모두 갖고 있다”며 “지난해 11월 18일 위령제를 끝으로 목포 신항을 떠났던 미수습자 가족들이 다시 목포 신항으로 돌아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8일 안산을 방문한 하승창 청와대 사회혁신수석에게 ‘목포 신항에 4가족이 머물 컨테이너와 식당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하자 하 수석이 그렇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해양수산부는 오는 6∼8월 3개월간 그간 진입이 어려웠던 미수색 구역을 중심으로 나머지 미수습자 5명에 대한 집중 수색에 들어갈 방침이다. 미수색 구역은 선체 좌현의 협착된 부분과 보조기관실 등으로 해수부는 미수색 구역이 전체의 10% 정도라고 설명했다. 해수부와 선조위는 보강작업을 고려하면 선체 직립이 6월 14일쯤 최종 완료된다고 보고 이때부터 약 3주간 수색 진입로 시공, 조명 설치, 작업구 천공 등 준비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7월부터 5주간 일정으로 본수색에 들어가 8월 중순쯤엔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목포=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