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與 특검 수용’ 선회에 출구 안보이는 ‘정상화’

이미지 크게보기아침이 오면… ‘민주당원 댓글 조작사건’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며 철야농성에 들어간 바른미래당 의원과 당직자들이 9일 오전 국회에서 농성에 쓰였던 물품들을 정리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민주,15일만에 조건부 수용
“버티다 여야갈등 심화”지적도
국회정상화놓고 치킨게임 양상

더불어민주당이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 수사에 대해 뒤늦게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비판이 일고 있다. 어차피 수용하게 될 것을 버티다 여야 갈등만 심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4월 23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등 야 3당이 ‘드루킹(김동원·49) 특검법안’을 공동 발의한 이후 민주당이 이를 수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기까지 15일이 넘게 걸렸다. 민주당은 “의도가 뻔한 특검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특검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청와대가 특검 여부에 대해 “국회에서 합의하면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요지부동이었다.

한국당 등이 특검법안 처리를 요구하며 국회 파행이 이어지자 민주당은 지난 7일에야 특검법안을 처리하는 대신 추가경정예산안 및 7대 민생법안 처리, 4·27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등을 함께 하자는 ‘조건부 특검 수용’ 입장으로 선회했다. 그 후에도 야당의 태도 변화가 없자 민주당은 8일 이들 안건의 동시 처리 시기를 오는 24일에서 21일로 앞당기자는 추가 협상안을 냈다. 그러나 이미 독이 오를 대로 오른 야당을 설득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까지 “특검 아니라 더한 것도 받아들이겠다”며 정면돌파 의사를 거듭 밝혔던 점을 감안하면 민주당이 지나치게 방어적으로 대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는 9일에도 국회 정상화 방안을 놓고 대치를 이어갔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면서 특검을 수용했더니 (야당이) 추경과 민생법안은 뒤로 한 채 특검만 먼저 처리하자고 생떼를 부리고 있다”고 책임을 야당에 돌렸다. 반면 홍문표 한국당 사무총장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이) 특검과 연계해 정부조직법, 행정심판법, 국민투표법 등 20여 가지 조건을 내걸고 함께 추진하자고 하니 못 받아들이는 부분이 있다”고 화살을 돌렸다.

최준영·이후연 기자 cjy324@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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