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평택=연합뉴스) 28일 오전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건군 69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 K-9 자주포가 도열해 있다.2017.9.28

黨政, 정부기념일 줄줄이 변경
보수 진영 “분열 부추겨” 반대

정부가 지난달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기념일’을 변경 발표한 데 이어 8일 국무회의에서 ‘철도의 날’도 변경하기로 했다. 일제 잔재 청산을 위한 조치라는 게 정부 설명이지만, 정부 기념일에도 ‘적폐청산’ 잣대를 들이대는 것을 두고 국민 혼선과 국론 분열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철도의 날’을 기존의 9월 18일에서 6월 28일로 변경하는 내용의 대통령령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정부 관계자는 “기존 ‘철도의 날’은 지난 1899년 일제가 한반도 침탈을 목적으로 건설한 경인선 개통일(9월 18일)을 기념하고자 일제 강점기인 1937년 지정됐다”며 “일제 잔재 청산과 민족 자주성 회복 차원에서 ‘철도의 날’을 1894년 우리나라 최초 철도국 창설일인 6월 28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3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임정 수립 99주년 기념사를 통해 법령 개정을 거쳐 2019년부터 임정 수립 기념일을 4월 13일에서 4월 11일로 개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국호와 임시헌장을 제정하고 내각을 구성한 4월 11일로 바꾸는 게 맞는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계기로 이른바 ‘정부 기념일 적폐청산’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실제로 정부와 여당은 2019년 임정 수립 100주년을 앞두고 ‘국군의 날’과 ‘경찰의 날’ 변경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32명은 지난해 “6·25전쟁 당시 육군이 38선을 돌파한 날을 기념해 지정한 10월 1일 대신 군의 모체인 임시정부 광복군 창설일인 9월 17일로 ‘국군의 날’을 변경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냈다. ‘경찰의 날’도 미 군정이 경무국을 창설한 10월 21일 대신 1919년 임정 경무국이 설치된 11월 5일로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 진영은 “‘국군의 날’ ‘경찰의 날’ 변경 시도는 독립세력과 건국세력의 편가르기로, 소모적 갈등과 분열을 부추길 수 있다”고 반대하고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