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콘트라 스캔들’ 주역 올리버 노스, 비난 여론 속 美 총기협회장 추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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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턴 헤스턴 버금가는 인물”

미국 사회에서 가장 많은 논란을 일으킨 이익단체인 미국총기협회(NRA)가 새 회장으로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최대 사건인 이란-콘트라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올리버 노스(74·사진) 전 해병대 중령을 추대했다.

AP통신에 따르면 NRA 이사회는 7일 피트 브로넬 회장의 후임으로 노스를 2년 임기의 회장으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웨인 라피에르 NRA 부회장 겸 CEO는 노스를 “미국의 자유를 위한 전설적인 전사이자 타고난 의사 전달자이며 노련한 리더”라며 “전 회장이었던 영화배우 찰턴 헤스턴에 버금가는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총기휴대 자유를 주장하는 NRA는 지난 2월 플로리다 고교 총기 참사 이후 미국에서 가장 많은 성토를 받는 단체가 됐다. 지난 3월 베트남전 반대시위 이후 최대 인파가 거리로 뛰쳐나온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에서도 NRA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컸다. NRA는 노스가 지난 1999년 콜럼바인 고교 총기난사 사고가 발생하자 “죽음을 불사하겠다”며 총기휴대를 옹호해온 헤스턴의 역할을 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RA는 회원만 500만 명이 넘는 거대 이익단체이자 공화당의 전통적인 ‘정치자금 통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모두 지난주 댈러스에서 열린 연차총회에 참석해 연설하기도 했다.

노스는 1980년대 레이건 정부가 니카라과의 콘트라 반군을 지원하기 위해, 적대국이던 이란에 무기를 판매한 뒤 이익금을 반군에 건네는 ‘이란-콘트라사건’의 입안자이자 실행자로 유명하다. 그는 청문회와 재판 등에서 이 계획이 대통령 등 다른 사람들은 관계없고 스스로 주도했다고 강조하며, 부도덕하며 실패한 작전이지만 순전히 조국을 위해 실행됐다고 주장해 미국 내 극우주의자들에게 애국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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