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넘는 철판… 건조비의 20%
포스코 등서 추가인상 공식화
조선업계 “수주경쟁력 저하”

조선회사들이 최근 수주 증가로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철강업계의 잇따른 후판(厚板) 가격 인상으로 다시 휘청이고 있다.

3일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 3사는 올해 하반기 후판 가격 추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후판은 조선 등에 주로 사용되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을 말하며,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를 차지한다. 포스코는 조선 부문 추가 인상 여력이 있을 것이라며 하반기 가격 인상을 공식화했고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역시 후판 가격 추가 인상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주로 반기별로 후판 가격 협상을 하는데 철강회사들은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을 인상했었다. 올해 하반기까지 인상하면 세 반기 연속으로 가격을 인상하게 되는 셈이다. 조선업계 불황에 따라 후판 가격은 지난 2006년 이후 t당 100만 원 선에서 50만 원 선으로 반 토막 났고 사실상 지난 3년간 동결됐었다. 철강업계 입장에선 일종의 고통 분담 차원의 조치였다. 하지만 조선업계의 회복세 기미가 보이자 철강회사들은 바로 후판 가격 현실화에 나서는 것이다. 그동안 철강회사들은 일제히 후판 사업 부문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다.

조선업계는 난감한 분위기다. 지난 1분기 신규 수주 분야에서 중국을 큰 격차로 누르고 세계 1위를 차지하는 등 신규 수주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주 성과가 1~2년 뒤에 실적에 본격 반영되는 조선업 특성상 후판 가격 인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 과정에서도 후판 가격은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후판 가격 인상은 조선회사들의 수주 경쟁력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