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北 찾아간 中 북한을 방문 중인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왼쪽)이 2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잔을 부딪치고 있다. 연합뉴스

시진핑 친서 전달에 ‘촉각’
北, 양국 관계회복에 방점

중국 외교부장으로는 11년 만에 북한을 방문 중인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장이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 전달과 함께 몇 주 후에 이뤄질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중국 측 입장을 전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왕 부장이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4자회담 체제를 통해 중국이 적극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시 주석의 뜻을 밝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일 중국 언론과 조선중앙통신은 왕 부장이 지난 2일 오전 베이징(北京)에서 평양으로 출발해 같은 날 오후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회담을 하고 저녁에는 환영 만찬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양측 보도내용을 종합하면 왕 부장이 김 위원장과 만나 어떤 대화를 할지 유추해볼 수 있다. 왕 부장과 리 외무상 간 회담은 향후 한반도 상황 전개에서 중국이 배제되지 않고 적극적 역할을 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런민왕(人民網)은 2일 평양발 기사에서 “왕 부장은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위해 진력하는 것을 전폭 지지한다고 표명했다”며 “특히 미·북 대화가 순조롭게 진행돼 실질적 진전이 있기를 희망했으며, 이를 위해 중국은 북한과 소통을 강화하고 한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적극적 역할을 발휘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미·북 대화 이후 진행될 비핵화 과정에서 중국이 적극 관여하겠다는 것이다. 런민왕은 “리 외무상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평화체제 구축 문제 등에 대해 중국과 긴밀히 소통하기를 원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해 북한이 이에 동의했음을 시사했다. 이 같은 분위기로 미뤄 왕 부장은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비핵화 추진의 진의 파악과 함께 향후 중국의 역할론을 적극 개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선중앙통신에는 이런 내용은 빠진 채 양국 관계 회복에만 방점을 뒀다. 조선중앙통신은 “회담에서 쌍방은 두 나라 최고 영도자 동지들께서 상봉 시 합의하신 데 기초하여 조·중 친선·협조 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확대·강화·발전시켜 나가는 데서 나오는 문제들을 깊이 있게 토의했다”고 밝혔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