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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

“정부 돈으로 집행할 복지
통신 기업에 짐지우는 셈”

“기업들이 규제 탓에 차세대 이동통신 투자 여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한국은 ‘5세대(G) 후진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

최근 이동통신 기업들이 각종 규제로 투자를 적기에 단행하지 못한다면 5G 이동통신이 기간망으로 깔리는 4차 산업 혁명에서 후발주자로 뒤처질 수 있다는 전문가 지적이 제기됐다.

3일 이병태(사진)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과거 이스라엘이 생활 물가를 낮추기 위해 통신비를 강도 높게 규제했다”며 “이동통신 시장이 4G로 바뀔 때 업체들이 투자 여력을 잃고 설비투자를 못하면서 결국 이스라엘은 4G 전환율이 가장 낮은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5G는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자동차, 주택, 발전소 등 사물과 도시 곳곳을 매끄럽게 연결하는 통신망이다. 5G 기술 주도권은 4차 산업 혁명의 성패 여부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각국 기업들은 5G와 관련된 초기 투자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이동통신 업체들은 요금 인하 압박을 비롯해 영업기밀을 밝히도록 하는 통신요금 원가 공개, 단말기 보조금 분리 공시 등 여러 규제에 시달리고 있다.

이 교수는 “일상생활에 맞닿아있는 통신비 절감 문제는 대표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실질적으로 소비자 손에 몇백 원씩 돌려주는 통신비 절감보다는 이동통신 업체들이 과감한 투자를 통해 5G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국가 경제와 사용자 가치 측면에서 기여하는 바가 훨씬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 정부의 통신 요금 인하 정책이 결국 복지 비용을 기업에 전가하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저소득층과 노인층을 대상으로 통신 요금을 내려주는 것은 결국 정부 돈으로 집행해야 하는 복지정책”이라며 “이를 해당 기업들에 짐 지우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