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一家 개정안 적용 안돼

관세청이 관세법을 위반한 사실을 자진 신고한 사람에 대해 벌금 경감 비율을 현행 15%에서 50%까지 대폭 높여주기로 했다. 그러나 밀반입 혐의로 현재 조사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에는 개정안이 적용되지 않는다.

관세청은 2일 세관에서 조사를 개시하기 전에 관세법 위반 사실을 자수한 사람에 대해 벌금 상당액 감경 비율을 기존 15%에서 50%로 대폭 상향하는 내용의 ‘통고처분 벌금 상당액 가중·감경 기준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이날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또 세액 오류사항 등을 자율 점검하고 관세사의 검증을 받아 세관에 정산 보고서를 제출하는 성실 납세업체에 대해 벌금을 15%까지 감경해 주는 조항도 신설했다. 국민기초생활 수급자나 실업급여 수급자, 특별재난지역 거주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감경 비율(15%)도 새로 만들었다. 그러나 관세청은 현재 밀반입 혐의로 조사 중인 조 회장 일가에는 개정 고시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관세청 관계자는 “대한항공 사태의 경우 자진 신고 전에 이미 관세청의 압수 수색 등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로, ‘조사 전 자진 신고’라는 조건에 부합하지 않아 적용 대상이 아니다”며 “현재 조 회장을 비롯해 부인과 두 딸, 아들까지 일가 모두가 조사 대상이기 때문에 고시 개정안이 시행된다고 해도 조 회장 일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조 회장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과 자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전무 등의 밀반입 혐의를 포착하고 막바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