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 내일 운영기관 발표

우리·국민·신한, 1·2금고 지원
하나·농협은 2금고에만 도전장

區금고 연계망 새로 만들어야
전산오류 가능성 그만큼 커져
납부방법 달라져 시민 불편도

내년부터 연간 33조 원 규모의 서울시 금고를 운영할 복수의 금융기관 발표일을 하루 앞두고 갑작스러운 변화에 따른 세무행정 혼란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시 안팎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1915년 이래 우리은행의 단수 금고 운영으로 인해 일부에서 제기됐던 특혜 의혹은 불식시킬 수 있게 됐지만, 전산 장애 리스크(위험)가 커지고, 납세자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애초 서울시는 지난 2월에 제안서를 받아 4월 중 새로운 운영사업자와 약정 체결을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복수 금고 도입을 둘러싼 안팎의 이견을 조정하느라 일정이 늦어졌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4월 30일 시 금고 입찰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시는 3일간의 검토와 심사를 거쳐 3일 오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세입·세출 등을 맡아 수익을 낼 수 있고 공무원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은행들이 앞다퉈 도전장을 냈다.

기존 금고 운영기관인 우리은행과 국민·신한은행이 1·2 금고에 동시 지원했고,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2금고에만 접수했다.

일각에선 졸속 복수 금고 도입이 세무 현장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각 자치구에 따르면, 서울시 세입금(지방세+세외수입)은 자치구에서 부과·징수한 후 시 금고에서 집계와 정산 과정을 거친다.

현행 지방세 부과시스템은 시에서 개발해 구청들에 제공하고, 수납시스템도 시에서 개발한 것을 구청이 공동 사용하고 있다. 하나의 시스템에서 신속한 업무처리가 가능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복수 금고로 변경되면, 자치구 금고와 연계된 개별 시스템을 개발, 적용하는 과정에서 전산 오류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한 정보기술 업계 관계자는 “자치구 금고가 다수 변경되면 그에 따른 연계망도 모두 다시 만들어야 하는데 그만큼 전산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 커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고별 소관 세입금을 담당 금융기관에서만 처리하는 데 따른 시민 불편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신한은행을 2금고로 두고 있는 강남구의 기금 18종은 서울시 인터넷 세금납부 시스템(ETAX)에서 낼 수 없다. 앞으로 시 금고가 복수로 바뀌고 그에 따라 자치구 금고도 연쇄 변동할 경우 납부 금융기관과 방법이 제각각이어서 납세자가 큰 불편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복수 금고 도입에 대한 막연한 우려가 있지만, 그동안 착실히 준비를 해왔다”며 “선정 결과를 바탕으로 인수인계 기간을 충분히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