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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업능력개발원 조사

대졸은 수요가 10만명 많아
고학력자 과잉공급 비효율적
하향 취업 도미노 현상 유발

산업 및 교육 현장에 필요한 석·박사 인력 규모와 실제 배출된 인력 규모의 차이가 88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고학력자들의 하향 취업 도미노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4년제 대학 입학과 학력별·기업 규모별 노동시장 분단의 관계’ 보고서에 따르면 노동시장에서 필요한 석·박사 인력은 25만 명이지만 실제 인력은 113만 명으로 인력 과잉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학력별로 필요 인력과 실제 인력을 보면 대졸자는 각 581만 명과 571만 명으로 10만 명 부족하지만, 전문대졸은 각 258만 명과 301만 명으로 43만 명 더 많았다. 취업자 중 대졸 이상 학력자의 비중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에서 모두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1990년대 초반 20%대였던 500인 이상 대기업의 대졸자 비율은 2015년 이후 60%를 넘어섰다. 근로자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에서도 대졸 이상 학력자 비중은 같은 기간 20%대에서 30%대로 늘어났다.

김안국 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과잉 공급인 석·박사 인력 대부분은 4년제 대졸자 일자리로 하향 취업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로 인해 4년제 대졸자 약 88만 명 역시 하향 취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1980년 이후 4년제 대학 진학률은 고등학교 졸업자 수가 최고점에 이른 1990년까지 줄어들다가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 2005년 이후 60%대에서 정체된 상황이다. 보고서는 고교 졸업자 수가 감소·정체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4년제 대학 입학자와 대학원 입학자 수가 줄지 않는 이유를 ‘노동시장 분절’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4년제 대학 진학률은 1990년에서 2009년까지 지속해서 늘고 있지만, 고졸자 대비 대졸자의 급여 수준은 1995년 이후 약 150%로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한국 사회에서 4년제 대학과 대학원에 입학하려는 동기는 고학력자가 주로 대기업에 취업해 고용이 학력별·기업 규모별로 분단된 한국 노동시장의 성격에서 비롯되고 있다”며 “고학력자의 과잉 공급은 자원의 비효율적 낭비와 함께 단계적인 하향 취업 유발로 인한 부작용을 일으키므로 사회 전체적으로 개선과 개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