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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 前 미국무장관 조언
“잔혹한 정권 본질 잊지마라”

힐 “판문점 선언 새롭지 않다”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콘돌리자 라이스(왼쪽 사진) 전 미국 국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인권 침해와 죽음의 수용소 등 북한 정권의 본질을 잊지 말라”며 “협상하는 것 자체는 문제없지만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주한 미국대사와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오른쪽)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역시 “북한은 잔혹한 정권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1일 폭스뉴스와 CBS 방송에 출연해 “북한은 불과 얼마 전까지 미국 시민을 살해하고 지도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는 VX 신경가스로 이복형을 말레이시아에서 살해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인권 탄압이 횡행하고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죽음의 수용소도 있는 잔혹한 정권”이라며 “이 정권의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라이스 전 장관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장관을 지내며 당시 미국의 대북 정책을 총괄했다.

이어 라이스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과 디테일(세부사항)을 협상하려고 하지 말라”며 “디테일은 현 상황의 뉘앙스(미묘한 점)를 이해하는 사람들에게 맡기라”고 조언했다.

그는 “(북한 핵 문제는) 다른 나라들에도 중대한 일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한국은 물론 일본도 여기에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고 말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주한미군 철수 논란과 관련해서는 “미군 이전 문제를 놓고 조바심내지 말라”며 “미군은 한반도뿐 아니라 지역 전체를 안정화하는 집단”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힐 전 차관보 역시 같은 날 미국의소리(VOA)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 김 위원장을 정상적이고 유머 감각 있는 사람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일어난 일을 잘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은 매우 잔혹한 정권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핵실험장 폐기와 관련해서도 “북한은 과거에도 외부 사람들을 초청해 핵실험장 냉각탑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지켜보게 했다”며 “이번 조치가 새로운 진전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북한 문제를 오랫동안 봐왔던 사람들은 (북한이 폐기하기로 한) 풍계리 핵실험장에 문제가 있고 다시 실험을 할 수 없는 곳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힐 전 차관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김 위원장을 상대로 실제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진전을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약속만을 원하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