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 비만·고혈압·고지혈증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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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을 돕는 10가지 과일·채소 중 하나로 최근 상추가 선정됐다.

뉴질랜드 오타고대 연구팀이 학술지 ‘심리학 프런티어(Frontiers in Psychology)’ 최근호에 게재한 논문에서다. 연구팀은 미국·뉴질랜드의 청년(18∼25세) 4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생과일·채소가 요리되거나 가공돼 캔에 담긴 과일·채소보다 기분을 더 좋게 하고 우울감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정신건강에 유익한 10대 생과일·생채소로 상추와 함께 당근·바나나·사과·시금치 등 짙은 녹색 잎채소와 자몽·감귤류·베리류·오이·키위를 꼽았다. 우리말인 ‘상추’란 이름도 생으로 먹는 채소란 의미인 ‘생채(生彩)’에서 유래했다.

상추는 잎상추(치마상추)와 포기상추로 나눌 수 있다. 치마상추는 한 잎씩 따내는 잎따기 방식으로 수확한 불결구(不結球)종이다. 물기가 많고 맛이 시원해 식당용 쌈채소로 주로 이용된다. 요즘은 속이 찬 포기상추가 대세다. 맛도 치마상추보다 낫다.

상추는 잎의 색깔에 따라 청상추와 적상추(꽃상추)로도 분류된다. 맛은 적상추가 우월하다는 평가가 많다. 양상추는 샐러드 등 서양 음식과는 잘 어울리지만 쌈엔 잘 맞지 않는다. 부서지기 쉬워서다.

상추는 깻잎과 함께 우리 국민이 고기를 먹을 때 곁들이는 대표적인 쌈채소다. 고기를 상추쌈과 곁들여 먹으면 이득이 많다. 상추에 함유된 항산화 성분이 고기를 태울 때 생기는 벤조피렌 등 발암물질을 제거해준다. 상추에 든 식이섬유는 육식하는 사람이 걸리기 쉬운 비만·고혈압·고지혈증 등 성인병 예방을 돕는다. 동물성 식품과 식물성 식품의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다는 것도 쌈 음식의 장점이다.

‘눈칫밥 먹는 주제에 상추쌈까지 싸 먹는다’는 속담이 있다. 이는 쌈 싸 먹을 때 입을 크게 벌리고 눈을 부라리게 돼 쌈 먹는 모습이 상대방의 약을 올릴 수 있다는 데서 유래했다. 쌈이란 음식의 특성상 양반이 먹기엔 부적절해 보였던지 예절 책엔 상추쌈 품위 있게 먹는 법이 자주 등장한다.

‘부녀자는 상추를 먹지 말라’는 옛말도 있다. 여성이 상추 먹고 조는 모습이 보기 흉해 보였던 모양이다. 요즘 상추가 수험생의 금기 식품으로 꼽히는 것도 저녁에 먹으면 잠이 밀려와서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상추를 먹으면 졸음이 오는 것은 수면·진정·최면 성분인 락투카리움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락투카리움은 줄기를 자르면 나오는 우유 같은 흰 즙에 든 쓴맛 성분이다. 이 성분은 사람에겐 해롭지 않지만 다른 동물이나 해충에겐 독성 물질로 알려졌다. 상추 진액(흰 즙)을 먹은 뱀은 눈이 멀고, 상추밭엔 진딧물이 없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과거에 장독대 주변에 상추를 심은 것은 뱀의 접근을 막기 위해서였다.

상추를 많이 심으면 그 집 마님의 음욕(淫慾)이 강하다고도 했다. 이는 흰 즙을 남성의 정액에 비유한 표현이다. 요즘 쌈으로 먹는 상추에선 흰 즙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하우스 재배가 많고 주로 어린잎을 쌈으로 먹기 때문이다.

상추는 겉절이·불뚝전 등을 해서 먹기도 한다. 상추 불뚝전은 독이 오른 상추의 껍질을 벗겨 칼등으로 자근자근 두드린 것을 씻어 쓴 물을 제거한 뒤 고추장·된장을 넣어 부친 전이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대표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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