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 침범을 거듭하며 강도(强度)까지 더 높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28일 “오늘 오전 10시44분 중국 군용기 1대가 이어도 서북방에서 KADIZ로 무단 진입했다”며, 강릉 동쪽 74㎞까지 북상했다가 오후 2시33분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올해만 해도 3번째인 데다가, 갈수록 진입 범위가 넓어지고 대한민국 영공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더욱이 한국군의 경고에 “국제공역에서 국제법을 준수하는 가운데 정상적인 훈련비행을 계속하겠다”고 응답한 중국의 공언과 함께, 4·27 남북 정상회담 다음날인 시의(時宜)도 심상치 않다.

중국의 저의가 북핵 폐기 논의 과정에서 ‘안보 패권’을 챙기며 KADIZ를 무력화하겠다는 것임이 확연하게 드러난 셈이다. 방공식별구역은 국제법상 영공은 아니지만, 영토와 영공을 방어하기 위한 공역(空域)으로 해당국 안보와 직결된다. 진입 항공기의 비행계획 사전 제출, 진입 시의 위치 통보 등이 국제 관례인 것도 그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주한 중국 대사를 불러 유감을 표명하며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식의 소극 대응에 그칠 일이 아니다. 그러는 것은 공허할 뿐임이 새삼 확인됐다. 이제는 ‘비례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 또 무단 침입하면 전투기를 동원해 강제 착륙시키는 조치를 포함해 단호한 대응에 나선다고 경고하고, 실행해야 한다. 더 방치하면 대한민국 영공 주권(主權)이 흔들릴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