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기 코미디언 빌 코스비
性폭력 유죄… 최대 30년刑
80세… 감옥서 여생 보낼판

배우 지망 여성들에게 몰래 최음제와 환각제를 먹이고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던 미국의 흑인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80)가 유죄 평결을 받았다.

AP통신 등은 미 펜실베이니아주 몽고메리 카운티 배심원단이 26일 재판에서 코스비의 성폭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코스비는 세 건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각각 징역 10년형까지 처해질 수 있어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미국 언론들은 최장 30년형이 내려질 수 있고 고령 등을 감안해 형량이 감경되어도 중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하고 있다. 코스비는 인기를 등에 업고 여성들에게 접근해 ‘스패니시 플라이’로 불리는 최음제나 환각제를 몰래 먹이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 참석자들에 따르면 코스비는 배심원단이 유죄 이유를 읽는 동안 고개를 떨구고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이후 검사가 코스비가 개인 전용기를 소유한 만큼 도주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자 코스비는 “비행기는 없어 이 ××야! 네놈들에게 완전히 질렸다”며 소리를 질렀다. 코스비는 당장 구속되진 않지만 형이 확정되면 수감될 예정이다. 코스비는 히트작인 ‘코스비 가족 만세’에서 클리프 헉스터블 박사를 연기하며 미국 내 인종적 장벽을 뚫고 ‘국민 아버지’로 떠올랐다. ABC 방송은 “그는 이제 연쇄 성폭행범으로 낙인찍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코스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은 60명이 넘지만 대부분 공소시효가 지나 그동안 코스비는 법의 심판을 피했다. 그러나 지난 2004년 자신의 모교인 템플대 여자농구단 직원이던 안드레아 콘스탄드를 성폭행한 사건을 검찰이 공소시효 만료 직전에 기소하며 법정에 서게 됐다. 지난해 6월 배심원단이 결론을 내리지 못해 재판은 심리 무효로 종결됐다가 검찰의 재심 요청으로 이달 초부터 2차 재판이 시작됐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