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17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2017’ 개막식에 참석해 전시관에서 한국형 정찰위성 SAR 모형 앞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청와대 제공

‘킬체인(Kill Chain)’의 핵심 사업으로 군 정찰위성을 확보하는 1조원대 ‘4·25사업’의 우선협상대상 업체가 LIG넥스원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으로 변경됐다고 방위사업청이 26일 밝혔다.

방사청이 올해 1월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LIG넥스원과의 계약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오는 2023년까지 군 정찰위성을 전력화하는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방사청은 이날 ‘공지’를 통해 “4·25사업의 시제품 개발업체 선정과 관련해 주관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ADD)와 1순위 우선 협상 대상 업체(LIG넥스원)의 협상이 결렬됐다”면서 “관련 규정에 따라 다음 달 3일부터 2순위 업체인 KAI와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ADD는 군 정찰위성 사업의 시제품 개발업체 선정과 관련해 지난 3월 초 우선 협상 대상 업체로 결정된 LIG넥스원과 계약을 위한 협상을 벌여왔다. 방사청의 한 관계자는 “애초 1순위로 선정됐던 업체에서 방사청에 제출한 제안서대로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LIG넥스원은 그간 ADD와 진행한 협상에서 방사청 사업 공고 당시 자사가 제출한 제안서보다 개발 목표를 낮춰달라고 요청했으나 수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과 ADD는 KAI 측과 5월 중으로 협상을 마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군은 오는 2023년까지 군 정찰위성 5기를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4·25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시제업체 선정부터 난항을 겪는 등 사업 지연이 우려되고 있다. 당초 이 사업은 2016년 군 정찰위성 사업 공고안에 따라 지난해 말 업체를 선정한 뒤 본 계약을 체결,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었으나 협상 결렬로 5개월 이상 미뤄졌다. 4·25 사업은 1조789억 원을 들여 고성능 영상 레이더(SAR) 탑재 위성 4기와 전자광학(EO)·적외선장비(IR) 탑재 위성 1기를 국내 연구·개발하는 사업이다.

군 정찰위성은 북한 핵·미사일을 조기에 탐지·추적·격파하는 일련의 작전개념인 ‘킬체인’을 구현하는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군은 그동안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한국형 3축(3K) 체계 구축을 위해 북한의 도발 징후를 실시간으로 감시할 핵심 전력 자산인 정찰위성을 2020년대 초까지 완료할 계획이었다.

정충신 기자 cs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