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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 불공정” … 유럽 국제콩쿠르 심사위원 사직한 피아니스트 임현정

“이런 부당한 일 많았구나 느껴
탈락자들 좌절 말고 힘 내시길”

“글을 올린 후 한국에 계신 많은 팬들과 학부모, 학생들로부터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이러한 부당한 문제들이 많이 쌓여 있었음을 느꼈습니다. 음악만을 바라보고 정진하는 많은 분들에게 응원의 말씀을 드립니다.”

피아니스트 임현정(32·사진)이 국제콩쿠르 심사위원직을 사직하며 SNS에 올린 글이 파장을 일으키자, “일부 콩쿠르 결과에 대해 학생들이 좌절하지 말고 힘냈으면 하는 마음을 담은 응원으로 봐달라”고 설명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중의 한 사람으로 해외에 알려져 있는 임현정은 지난 23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유럽의 한 국제 피아노 콩쿠르 심사과정을 비판했다. 그는 “(콩쿠르 심사위원 직을 맡은 지) 3일 만에 사임 결정을 내렸다”며 세 가지 이유를 설명했다. 먼저 모차르트 소나타를 연주하던 경연자가 악보를 기억하지 못해 몇 페이지는 연주를 건너뛰었음에도 결선 진출자로 뽑힌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더욱 경악한 점은 이 경연자가 바로 콩쿠르 심사위원장의 제자라는 사실”이라며 심사위원장은 투표할 권리가 없지만 그런 경연자의 출전을 허락한 것과 그가 특혜를 받을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것 모두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끝으로 “심사위원장과의 친밀함에서 그들(심사위원들)이 받을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구체적인 콩쿠르명은 밝히지 않았으며, 해당 콩쿠르는 얼마 전 종료돼 수상자까지 발표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현정은 2009년 유튜브에 올린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 동영상에서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빠른 연주를 선보여 화제를 모은 연주자다. 2012년 EMI클래식에서 녹음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앨범이 빌보드 클래식 차트와 아이튠즈 클래식 차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해 또 한 번 눈길을 끌었다. 2016년에는 프랑스 유명 출판사인 ‘알뱅 미셸’을 통해 음악과 영성에 관한 에세이집 ‘침묵의 소리’를 출간하기도 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