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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가 크면 클수록 좋다.”

삼성전자가 75인치 이상 초대형 프리미엄 TV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초대형 TV 시장을 공략해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밀려 성장판이 닫힌 전체 TV 시장을 되살리면서 13년 연속 ‘글로벌 1위’도 지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TV 시장 성장세는 한풀 꺾였지만, 65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 규모는 최근 몇 년 새 30% 이상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016년 808만 대였던 세계 65인치 이상 TV 시장 규모는 지난해 1143만 대로 40% 넘게 커졌다. 올해 역시 비슷한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1600만 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75인치 이상 TV 시장은 47%대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TV 제조사들이 65인치를 넘어 75인치 이상 초대형 TV에 집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일반 가정 내 TV의 평균 크기도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집이 클수록 대형 TV를 찾는 경향이 강했는데 최근 들어 이 같은 상관관계가 많이 약해졌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경우 2010년 판매된 삼성전자 TV의 평균 크기는 44.5인치였으나, 지난해에는 54인치로 껑충 뛰었다. 과거 대형으로 여겨졌던 55인치 TV가 이제는 평균 크기가 된 셈이다. 이뿐만 아니라 65인치, 75인치 TV 수요가 증가하면서 평균 TV 크기를 50인치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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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한국시장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올해 1분기 세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65인치 이상 TV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특히 남미 시장의 경우 작년 1분기에 비해 65인치 이상 TV 판매가 4배 넘게 급증했고, 같은 시기 기준 한국에서도 삼성전자 대형 TV를 선택한 소비자가 2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유럽과 중남미의 경우 75인치 이상 시장에서 삼성전자 TV 비중이 60%에 달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세계 TV 시장에서 75인치 이상 초대형 TV는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이로 판매가 늘어났다.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TV 사업 전략의 초점을 ‘대형화’에 맞춘 것도 이 같은 시장 분위기를 반영한 조치다. 삼성전자는 2018년형 QLED TV 제품군을 55인치에서 82인치까지 4개 시리즈(Q6F·Q7F·Q8C·Q9F) 11개 모델로 다양화했다. 특히 75인치 이상 TV를 대폭 확대하며 QLED TV를 중심으로 세계 초대형 TV 시장을 거머쥐기 위한 포석을 뒀다.

삼성전자 QLED TV는 올해 3월 글로벌 출시 이후 미국에서 첫 4주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7배 증가하는 등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중국과 한국에서는 올해 1분기 판매량이 성수기였던 작년 4분기보다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삼성전자는 초대형 화면에 어울리는 화질과 함께 다양한 부가기능을 더해 고해상도 콘텐츠를 몰입감 있게 즐기려는 고객들의 수요를 충족할 계획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컬러 볼륨’100%를 구현하는 QLED TV는 올해 빛 반사 없이 순수한 블랙 색상을 즐길 수 있는 ‘눈부심 방지기술’, 밝기를 살려주는 ‘HDR 2000’ 등의 기술이 더해졌다.

큰 화면에 맞춰 콘텐츠까지 4K급으로 자동 전환해주는 ‘인공지능 4K Q 엔진’도 탑재했다.

인공지능(AI)과 만나 기능은 더 똑똑해졌다. 음성인식 플랫폼 ‘빅스비’와 ‘스마트싱스 앱’을 이용하면 목소리로 TV를 조작해 냉장고와 세탁기 등을 제어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꺼져 있는 TV에도 새로운 가치를 불어 넣었다. TV가 꺼져 있을 때 시간, 날씨, 뉴스 등 생활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업계 최초로 AV 대용량 데이터와 전원을 동시에 전송할 수 있어 주변 기기선과 전원선을 ‘매직케이블’ 1개로 합쳤다. 최대 15m까지 연장할 수 있어 원하는 위치에 TV를 설치할 수 있고 깔끔한 인테리어를 완성할 수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20%대 점유율로 12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를 이어갔다. 급성장하는 초대형 TV 시장을 보면 삼성전자의 입지는 더욱 두드러진다.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 TV는 지난해 세계 65인치 이상 TV 시장에서 판매대수 기준 31.1%, 판매금액 기준 34.1%로 1위를 차지했다.

75인치 이상 TV의 경우 점유율이 판매대수 기준 47.4%에 이른다.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팔린 거의 두 대 중 한 대는 삼성전자 TV였다는 설명이다.

추종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전무는 “2018년에는 러시아 월드컵, 아시안 게임 등 다양한 스포츠 대회가 예정돼 있는 만큼 대형 TV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올해 QLED TV 판매량은 작년 대비 두 배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