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24일 느릅나무 출판사의 세무 업무를 담당한 서울 강남구 J 회계법인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품이 든 상자를 옮기고 있다. 뉴시스

네이버 압수수색… 기록 확보
614개의 의심 아이디 발견해
大選 전후 댓글조작 여부 수사

자체 서버 ‘킹크랩’ 압수 분석
조직적 댓글 증명 결정적 단서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구속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김동원(49·필명 드루킹) 씨가 운영한 일명 ‘드루킹 댓글팀’이 지난 2017년 대통령선거를 전후해서도 같은 아이디를 사용해 댓글조작 및 인위적 여론 조성을 시도했는지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경찰은 지난 22일 실시한 네이버에 대한 압수수색 결과를 분석 중이다. 지난 1월 17일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단일 아이스하키팀 구성 관련 기사를 비난하는 댓글의 추천수 조작으로 시작된 경찰 수사가 대선 당시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조직적 댓글조작 시도가 있었는지에 대한 수사로 본격 확대되는 양상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5일 “(드루킹이 1월 17일 댓글 추천수 조작에 사용한) 614개 의심 아이디가 2017년 대선을 전후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기사 및 추천수 순위 조작에 가담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경찰은 지난 22일 네이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 614개 아이디의 생성 시기를 추적하고 해당 아이디가 어떤 댓글을 달고 추천·공감을 눌렀는지에 대한 로그 기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이 과정에서 드루킹 댓글팀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불법적인 조작을 했는지를 알아볼 자료도 네이버를 통해 받아 분석중이다.

앞서 경찰은 네이버가 1월 17∼18일 게시된 기사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행해 수사기관에 제출한 자료를 검토한 결과, 드루킹 댓글팀이 기사 댓글 추천수를 조작하는 데 동원한 것으로 보이는 아이디 2000여 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2000여 개 아이디 가운데는 1월 17일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단일 아이스하키팀 구성 관련 기사를 비난하는 댓글의 추천수 조작에 사용된 614개가 포함돼 있다. 또 이 가운데 200여 개는 해외 IP를 동원해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또 “1월 17일 댓글 조작은 2건이 아니라 총 39건 이뤄졌다”고 지난번 브리핑 내용을 수정했다. 또 “경공모 회원은 총 4560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경찰은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하면서 사건의 본질인 2017년 대선에서의 드루킹 댓글팀 활동이 아닌, 1월 17일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단일 아이스하키팀 구성 관련 기사를 비난하는 댓글의 추천수 조작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드루킹과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의 대변인을 맡았던 김경수 민주당 의원과의 커넥션이 드러나고, 김 의원의 전 보좌관 한모 씨가 드루킹 측으로부터 500만 원을 수수하는 등 금전 거래가 확인되면서 경찰은 드루킹의 자금흐름 및 대선 당시 댓글조작 활동으로 수사망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드루킹 댓글팀이 효율적인 댓글조작을 위해 자체 구축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난 자동화 서버(일명 ‘킹크랩’)가 드루킹 댓글팀이 대선 당시 조직적으로 댓글조작 활동을 펼쳤는지를 증명해 줄 결정적 단서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이 서버를 확보했다면 서버에 남아 있는 로그 기록 분석을 통해 드루킹 댓글팀이 지난 2017년 대통령선거를 전후해서도 기사에 대한 댓글조작을 했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드루킹 댓글팀의 자체 서버 킹크랩에 대한 기술적 분석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